YS신경제/활력 위한 제도개혁/재계의 기대와 전망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2-12-20 00:00
입력 1992-12-20 00:00
◎안정 해치는 성장정책은 배제/신산업정책 채택… 재벌의 전문화 유도/금융산업 자율화 취임전 실시 할수도

김영삼 대통령당선자의 「신경제」구상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것인가.새대통령의 탄생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그가 그려나갈 경제정책구상에 모아지고 있다.

대통령당선자가 유세과정에서 밝힌 공약과 당선직후 가진 기자회견내용을 고려하면 새정부의 경제정책은 안정과 개혁의 두축을 중심으로 활기있는 경제를 지향해나갈것으로 어림된다.

김대통령당선자는 당선직후의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피와 땀을 요구했다.이어 그는 국민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경제분야에서 피와 땀,고통의 분담을 요구한것은 그의 경제팀이 기본적으로 현재의 안정기조를 깨트리는 격렬한 성장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대통령당선자는 이같은 안정기조의 전제아래서 제도의 개혁을 통해 경제활력을 도모할것으로 보인다.제도의 개혁은 그폭이 예상보다 넓고 깊이 또한 생각보다 심할것으로 경제계는 관측하고 있다.

대통령당선자는 신경제의 창조를 위해 자율화와 행정제도의 개선,재벌에대한 신산업정책의 채택을 직·간접으로 밝혀왔다.현재의 행정제도가 경제를 과도하게 규제함으로써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인식아래 정부부처 조직개편을 시사해왔다.또한 적은 규제와 함께 재벌의 전문화를 이야기해왔다.

이러한 정책방향은 기존의 경제구조와 정부­업계관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하는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경제부처의 역할과 기능이 축소 또는 재조정되고 금융산업자율화가 실시될것으로 예상된다.이와함께 현재의 문어발식 재벌형태는 업종별 전문화와 분화를 요구받게 될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경제에 관한 개혁조치들은 취임이전에 그윤곽을 드러내고 취임과 함께 신속하고도 과감하게 집행될것이 확실시된다.김당선자가 명확한 정권의 정통성을 확보했고 또한 전국적으로 예상외의 고르고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국민들의 최대관심이 경제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망은 설득력을 가진다.

현재 국내경기는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3·4분기에 3.8%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4·4분기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때문에 김당선자는 획기적인 경기부양책의 유혹에 시달리게 돼있다.그러나 경제참모들의 컬러와 당선자의 공약을 종합할 경우 강력한 경기부양은 「기대」에 그치고 말것 같다.

유세기간중 민자당은 2년내 물가 3%안정을 약속했고,94년에는 국제수지 흑자구현을 약속했다.이러한 거시지표들은 현재의 안정기조를 깨트리는 방법으론 달성될 수 없는 목표다.다만 역시 유세과정에서 금리인하를 약속한바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한은 재할금리인하가 제한적으로 취임이전에 추진될 가능성은 커보인다.

19일 대통령당선 축하주가는 한때 22포인트나 오르기도했으나 겨우 2포인트 오른선에서 마감됐다.이러한 현상도 대통령당선자의 「안정을 깨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경제활력부여」와 신산업정책 집행전망에 따른 불확실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벌의 전문화는 업계에서도 그강도를 가늠해보면서 내부적으로 이에대한 대책들을 마련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때문에 업계의 서열과 경제구조를 바꿀수있는 개혁조치임에도 불구하고 그 파란은 예상만큼 크지 않을것이란 전망이 정부부처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경제관료들은 새대통령당선자가 예상외의 고율득표를 함으로써 힘있는 정부의 탄생이 가능해졌고,그동안 미뤄왔던 개혁조치들을 시행할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또한 그러한 개혁조치들은 취임초기에 집행되어야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취임이후 시간이 흐를경우 정부와 통치권자 모두 새환경에 익숙해져 개혁을 미룰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경제가 확 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그러나 경제여건은 그렇지 못하고,사용할수 있는 정책수단은 매우 제한적이다.내년도 경제전망 역시 밝지 않으며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이 내년으로 미뤄져 쌀 수입개방에 대한 결단등이새대통령의 과제로 넘겨지게됐다.

김대통령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피와 땀을 요구한것도 이같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개혁조치들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의미도 담겨있는것 같다.<김영만기자>
1992-12-20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