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론에 바탕한 금리인하 유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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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2-03 00:00
입력 1992-12-03 00:00
정부는 어제 재무부와 한국은행간에 이견을 보여온 재할인금리의 인하를 당분간 유보키로 결론을 내렸다.최각규부총리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재할인금리는 인하하지 않는 대신 시중금리하락을 계속 유도하여 금리자유화의 여건을 조성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리인하유보 방침으로 재무부와 한국은행간 금리논쟁은 일단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그러나 금리문제를 놓고 재무부와 한은이 불협화음을 노정시킨 것은 모양이 좋지 않았다.재무부가 한은총재의 외국 출장중에 재할인금리의 인하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불협화음을 낳게한 것이다.

이에대해 한은이 상호 충분한 협의나 김융통화운영위원회의 토의를 거치지 않은채 금리인하에 반대한다고 공식발표한 것도 사려있는 일이 아니다.김통위가 「통화·신용의 운영관리에 관한 정책수립」(한은법7조)을 하고 한은은 「김통위가 수립한 정책 수행」(한은법24조)을 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리나 환률과 같은 예민한 정책의 매개변수를 놓고 정부기관끼리 논쟁을 벌이는일은 국민경제를 위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간혹 정부와 경제계간의 금리논쟁은 있었지만 그것은 경제계의 요구에 대한 정부의 반론제기에 속한 것이었다.

재무부와 한은간의 이번 논쟁은 일부에서 한은위상과 관련시키고 있다.그러나 금리정책과 같은 주요한 경제정책은 이른바 영토주의나 할거주의의 좁은 테두리에 넣고 생각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어쨌든 재무부와 한은간의 이견이 부총리를 포함한 확대회의에서 매듭지어진 것은 다행한 일이다.



또 김리인하를 않기로 정한 것은 정책의 기대효과와 시기로 미뤄볼때 타당하다.한은 재할인금리 인하의 목적은 투자의 활성화에 있다고 하겠다.재할인금리를 1% 내린다 해도 은행의 여수신금리를 낮출수 있는 폭은 0·1%포인트에 불과하다.일반은행 금리가 0·1%포인트 낮아질 경우 기업의 시설투자가 늘어나겠는가.

일부에서는 경기부양책으로 재할인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현재의 경기상황은 고금리의 코스트 요인보다는 전반적인 경쟁력저하와 기술의 낙후등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되고 있는 것이다.재할인금리를 낮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시기적으로도 지금은 대선을 앞두고 있고 CD파동이후 실세금리가 오르고 있는 시점이다.이런때 금리인하는 안정기조만을 해칠 우려가 있다.금융운용면에서도 꺾기의 재연등 왜곡현상을 초래하고 금리자유화를 지연시킬 뿐이다.
1992-12-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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