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은 지금 우리 문화현상의 맹점을 아주 잘 드러내 주고 있다.단 반년새 6백개규모에서 6천개규모로 10배나 늘어나는 급격 과열현상을 보여 주더니 곧 이어 유흥술집형식으로 전환되고,이렇게 되었으니 또 폭력배가 난무하는 범죄온상으로 바뀌고 있다.그러니까 행정은 규제에 나설 수밖에 없고 여론도 자연 단속을 잘하라 할밖에 없다.◆그러나 노래방도 결국은 술집으로나 써야할 것인가.이런 반성이 필요해진다.그간 여러 거점에서 노래방사용자에 대한 반응조사를 한 것이 있다.어느 조사에서든 60%이상이 한바탕 신명으로 스트레스를 풀수 있다는 호감을 보였다.가무음곡은 한국인 심성의 핵심적 요소이다.이점에서 보면 노래방만한 문화적 공간은 대단히 유효적절한 건전문화도구가 될수 있다.약속대로 들어가서 노래연습만 좀 하고 나오면 되는 것이다.◆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책임은 실은 업주와 고객에게 같이 있다.술을 팔아 장사를 더 하자는 것은 업주의 잘못이지만 상당히 많은 고객들도 2차 술마시기장소쯤으로 쓰고 있는 것이 현상이다.스탠드 바쯤으로 사용하니까 폭력배의 기생도 피할 수 없게된다.이 시점에서 개정된 건축법시행령에 걸려 있었던 주택가 노래방 4천2백여업소가 구제를 받았다.◆구제를 해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착잡하다.주택가에 노래방이 있으려면 노래방은 더 철저하게 노래방역할만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법이 구차하게 노래방을 상업지역 위락시설로 구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조차 무의미한게 된다.4천2백여개의 술집을 주택가에 인정해준 것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찮아도 부실한 장비로 소음의 문제도 일으키고 있고 남녀 세대차없이 엉키기 때문에 교육환경으로서는 또 다른 심각성도 보이고 있다.◆노래방 하나쯤은 모두가 협력해서 건전문화의 놀이터로 만들 수는 없을까.이를 위한 지루하지만 반복된 논의가 좀더 확산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992-09-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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