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국 딜레마 「이라크 제재」(해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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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8-24 00:00
입력 1992-08-24 00:00
서방국들의 대이라크 군사공격 임박설이 최근 강도 높게 거론되고 있다.군사력을 동원한 이라크제재의 불가피성은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유엔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정부의 교묘한 방해활동과 이라크남부 회교반대파인 시아파교도에 대한 테러,사담 후세인의 끈질긴 쿠웨이트 영유권 발언등이 문제가 되기때문이다.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영유권 주장은 중동전 휴전협정을 무시하는 발언인만큼 재공격을 가해서라도 따끔한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만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실 쿠웨이트해방전쟁이 끝난 직후부터 바그다드 정부가 보여준 오만한 태도로 인해 이라크를 다시 제재해야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전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직후 부시 미국대통령은 다음번 선거에서 승리를 굳힌 것이나 다름없이 생각되었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인 클린턴후보가 인기를 얻어 최근 여론조사에선 부시보다 훨씬 앞서있다.

선거전략가들은 반년전만 해도 부시대통령이 중동전 성과에 힘입어 어느 후보도 넘겨다 보지 못할 만큼 유권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고지를 확보했었다는 점에서 부시가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강력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미국 유권자들의 불만은 최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육전에 대응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우유부단한 태도때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서방국들은 발칸지역에 군사력동원이 효과적이냐를 둘러싸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백악관측은 국제문제에 있어 미국의 강경대응이 부시의 인기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서방국들이 이라크에 대해 종전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그렇다고 당장 군사력을 동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부시대통령이 지금 이라크와 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유권자들은 이를 부시의 확고한 신념에서 나온 행동이라기보다 선거를 겨냥한 인기술책으로 받아들여 그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담 후세인으로서는 이라크가 공격을 받게 된다면 그가미국선거의 속죄양으로 선택돼 아랍세계를 대신해서 희생자가 됐다는 점을 부각,선전전서 또다시 승리자가 될 것이다.<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차이퉁지 8월19일자>
1992-08-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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