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도박병/때와 장소 가리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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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1-10 00:00
입력 1992-01-10 00:00
◎주부·지도층까지 모이면 “한판”/「한탕」 욕심에 판돈 1백억까지/사기단 활개… 피해자 자살속출/유괴·살인등 「노름빚범죄」 극성/작년 11월이후 3천건1만여명 적발

카드·화투놀이 등 도박이 부쩍 성행하면서 재산을 탕진하고 자살을 기도하거나 심지어는 살인사건까지 벌어지는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전문도박꾼들 뿐만 아니라 가정주부에서 유명프로야구선수와 연예인 그리고 사회지도층인사인 대학교수·기업인들까지 도박을 하다가 패가망신 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도박판의 판돈 규모도 해마다 엄청나게 늘어나 한판에 보통 1천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큰 도박판의 경우는 전체 판돈 액수가 수십억원대에 달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요즘엔 전문 사기도박꾼들이 도심지 여관·호텔 등지를 옮겨다니며 주로 부유층 부녀자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도박판에 끌어들인뒤 처음에는 다소 잃어주다가 결국에는 큰 돈을 챙긴뒤 잠적하는가 하면 가정주부들에게는 뒷돈을 대주어 빚을 지면 몸까지빼앗은뒤 이를 미끼로 금품을 뜯어내는 수법을 쓰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같은 전문사기 도박꾼한테 걸려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은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일부는 노름빚에 쪼들리다 못해 범행을 저지르는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마산·창원·울산 등 주요공단지역에선 월급날을 전후에 도박꾼들이 몰려가 근로자들을 상대로 도박판을 개장,돈을 따서 달아나는 일도 늘고 있다.

지난 8일 1백억원의 도박판을 벌여오다 대전지검에 구속된 전병태씨(35·화성금속대표)는 4개월동안에 4억원을 잃은 것으로 나타나 도박판규모가 엄청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해 9월20일 경찰에 검거된 마산 삼성약국대표 이석범씨(62)의 살해범 차명남씨(45)는 경찰에서 범행동기가 도박빚 3백50여만원을 마련키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으며 지난4일 경남 진해에서 친구들과 화투판을 벌이던 윤모씨(35)는 잃은돈 15만원을 돌려달라고 서모씨(35)에게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서씨를 때려 숨지게해 도박의 사회적 병폐가 중증에 다다랐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말 일제단속기간인 11월18일부터 올 1월4일까지 전국에서 단속된 도박사범은 모두 2천9백50건으로(압수금액 6억8천7백62만원) 1만여명이 형사입건됐으며 이는 예년의 단속기간에 비해 거의 배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이같이 최근 사회전반에 걸쳐 도박이 성행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서울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조두영교수(54)는 『사회전반에 걸친 분위기가 불안정되고 투기심리가 횡행할때 이에따른 스트레스해소와 순간적인 쾌감을 위해 도박은 성행한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 확산되면 계층간의 위화감조성은 물론 부동산투기등과 같은 한탕주의가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도박을 끊기위해 구성된 친목단체인 「대한 단도박협회」의 권모회원(50)도 『도박은 의학용어상 충동조절장애현상으로 불려질 정도의 정신결함자들의 소행』이라고 전제 『건전한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의 도박도 근절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건전한 놀이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전국종합=사회3부>
1992-0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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