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유엔공존시대 개막(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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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9-18 00:00
입력 1991-09-18 00:00
◎남북협력의 시대

남북협력의 시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마침내 이루어졌다.유엔의 남북한 공존시대가 개막된 것이다.감격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통일한국의 유엔가입이었으면 더더욱 감격스러웠을 것이다.그러나 분단된 2개 한국의 가입이면 어떤가.통일후 가입보다 가입후 통일이 더 많지 않은가.독일이 그랬고 예멘이 그랬다.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다지고 평화민주통일을 앞당길 새시대의 역사적 출발이 아닌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통일대장정의 중요한 첫 관문이라고 생각한다.문제는 이제부터다.중요한 것은 남북한유엔동시가입·공존의 이 새시대를 어떻게 살리고 발전시켜 꽃피울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한다.민주통일과 번영의 도약대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오랜 대립과 갈등의 불신을 청산하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상부상조의 남북한 화해,협력의 시대를 열어 그것을 토대로 이 민족 숙원의 통일로 갈수만 있다면 그이상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가까운 시일내의 통일이 어려운 것이라면 화해와 협력의 공존·공영이라는 사실상의 통일시대도 좋다.남과 북 어느쪽도 희생시키지 않는 통일 그것을 우리는 원한다.유엔 동시가입은 그럴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 아닌가.

◎평화민주통일 촉진

세계와 역사가 우리에게 제공한 이 기회를 우리는 살릴수 있을 것인가.남북한 우리 모두의 과제다.남북한 당국은 물론 7천만 우리겨레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살릴수만 있다면 남북한을 통틀어 오늘을 살고 있는 한반도의 우리세대는 역사의 승자가 될 것이며 세계의 존경과 후세의 칭송을 듣게 될 것이다.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의 패자로 몰락할 것이며 세계의 경멸과 후세의 원망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유엔 동시가입으로 우리는 이제 온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남북한을 막론하고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다져야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살릴수 있을 것이다.희망과 기대에 가슴 부풀어 있다.그러나 일말의 불안을 지울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그것은 우리만의 노력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있고 북한과 손발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북한은 아직은 우리와 손발을 맞추고 화해와 협력을 해나갈 생각이 없는 것 같은 것이 안타깝다.그럴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다.개혁과 개방의 공산권 붕괴와 탈냉전의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속에 생존의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한 오늘의 북한이다.북한은 유엔가입자체를 세계의 대세와 한국의 가입강행결정에 밀리고 강요당한 본의아닌 결과요 패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유엔동시가입이 분단의 고착화라는 잘못된 생각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다.유엔밖에서도 북한은 희망보다 실망을 안겨주는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콜레라 핑계의 남북한 고위급회담 연기등 남북접촉과 교류의 기피라든가 핵사찰 수용문제를 둘러싼 신경질적인 반응과 행동 등은 앞으로의 유엔에서 북한이 보여주게될 행동이 어떤 것일지를 예고하는 불길한 징후들일지 모른다.

◎북한 호응에 기대

우리는 그런 북한을 상대로 달래고 감싸고 설득하며 새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북한은 변함없는 냉전적 대결자세로 유엔을 평화공세와 정치선전의 대남공격 무대로만 활용하려들지 모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본원칙문제를 제외하고는 이해와 협력과 설득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인구나 경제력등 어느면에서 보나 비교우위에 있는 우리가 보다 많은 이해와 노력과 인내를 해야 할 것이다.북한을 비난하거나 더이상의 궁지로 몰아넣는 대립과 갈등은 가능한한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남북어느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비생산적 낭비일 뿐이기 때문이다.

◎신뢰와 화합의 노력

어느 일방의 이익이 아닌 남북한 쌍방의 이해가 일치되는 공동의 관심사를 발굴하고 협력하는 공동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남북한공동의 이해에 관계되는 문제에 대한 남북공동의 노력과 협력은 상호의 신뢰를 증대시키고 같은 민족으로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공동의 입장을 모색하게 하는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줄 것이 틀림없다.그것은 대립과 대결의 경험뿐이지 협력의 경험이라고는 조금도없는 남북한에 협력의 유익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훌륭한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공존 그리고 통일로

세계는 지금 민주화 개혁과 개방 그리고 화해와 협력의 공존분위기로 충만해있다.세계의 축소판인 유엔의 분위기도 다를수가 없다.유엔에 가입한 북한이 이 분위기를 계속 외면하고 무시할수는 없을 것이다.폐쇄의 장벽에 숨어있는 북한에 있어서 유엔은 세계에 노출되는 최초의 개방무대다.세계적인 화해와 협력의 공존분위기와 역사의 방향및 현실을 배우게 하는 산교육장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유엔을 통해 세계의 화해·협력·공존의 분위기가 북한에 전파되고 한반도전역에 확산되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바란다.

북경 아시안게임의 남북한 공동응원이라든가 남북한탁구및 축구단일팀을 통해 우리는 이미 조그마한 공존과 협력과 통일의 연습을 시작했으며 보람을 거둔바있다.남북한이 동시가입을 하고 정회원이된 유엔도 남북한공존및 협력과 통일의 보다 크고 귀중한 실험실이자 연습장일수 있을 것이다.남북한유엔동시가입을 통해 우리는 분단의 고착화가 아니라 평화민주통일의달성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1991-09-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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