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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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2-28 00:00
입력 1990-12-28 00:00
일찍이 1930년대에 프랑스는 1960년대가 되면 목요일까지만 일하고 금요일부터는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사회전망을 했었다. 그러나 이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발전의 전망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예측을 넘어선 의외의 반응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토요일 노는 것만도 무엇을 하고 보내야 할지 힘든 일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가의 능력」이라는 새로운 사회문화적 개념이 등장했다. 여가도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관점이 이제는 하나의 정설이 되었다. 그러나 이 능력키우기 사회문화교육은 그 진전이 완만하게 마련이다. 이 사이 사태는 또 다르게 전개됐다. ◆사람들은 어차피 무얼할지도 모르는 터에 일이나 더 해서 돈이나 더 벌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찮아도 산업은 늘 새로 사들여야 할 신제품으로 충동구매까지 유도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프랑스엔 주말직장을 하나 더 얻어 일하러 나가는 이중직업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이 현상은지금 누구도 인간적 삶의 발전이라고 보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끊임없이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또 다른 사회적 부담을 만들고 있다.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90사회지표」의 새 조사자료 문화·여가의 항목들을 보면 우리의 여가능력은 얼마나 더 한심한 것인가를 알게 된다. 여가 땐 68%가 잠자거나 TV를 본다. 그러면서 공연·전시장 입장률은 85년과 89년 대비 5.8%씩 떨어지고 있다. 실제 여가항목으로 볼 수 있는 창작적 취미오락은 5.8%만이 하고 있고 스포츠와 여행도 그렇게 요란한 것 같지만 12.8%만이 참여한다. ◆그러면서 여가에 대한 불만족 느낌은 늘고 있다. 84년 40%의 불만족도가 90년 45%로 변해 있다. 「여가의 능력」 이야기는 아직 우리에게서 한가한 이야기의 느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시작되는 사회적 과제는 심각한 것이다. 경제기획원도 이 점에 더 유의해볼 때가 되었다.
1990-12-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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