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어느 TV뉴스의 고발프로에서 교통경찰관이 운전자들에게 수뢰하는 장면들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부조리였으나 생생한 서면을 통해 현장을 보게 된 국민들의 충격은 컸으리라. ◆한쪽 당사자인 경찰의 수뇌부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 TV를 시청한 어느 지방경찰 책임자가 야간 긴급회의를 소집해 교통경찰을 교육토록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치안본부에서는 전국 5천6백여명의 교통경찰관에 대한 인성검사를 실시하겠다는등 부조리 근절대책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성검사는 문제의 핵심을 잘못 잡은 것. 이같은 부조리는 사람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의식을 개혁시키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현장인 경부고속도로 서울쪽 입구를 가보면 이제는 경찰차가 사전에 위반을 못하도록 막아서서 있고 위반하기 쉬웠던 차선에 장애물을 설치해 놓았다. 그전에는 위반하기쉽게 해놓고 기다렸다가 잡아서 금품을 수수했으나 문제가 된 후에는 아예 위반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를 보면서 아쉬운 것은 왜 진작 이렇게 예방위주로 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사고가 터지고 뒤처리하기보다는 예방을 하는 것이 휠씬 낫다는 점을 잘 알면서 말이다. 고속도로나 과속가능성이 있는 도로에서도 내리막길 끝에서 기다렸다가 위반차를 잡는 함정단속을 하지 말고 초입에 서서 선도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이며 국민을 위반하는 태도이다. 인성검사 보다는 이렇게 되도록 의식을 개혁시키는 일이 핵심이다. ◆이는 공직풍토 전반에 해당되는 것. 공무원들이 국민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국민을 위한 행정을 한다는 자세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당면한 과제다. 이 과제가 풀리면 부조리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고 오늘의 난국도 거뜬히 극복될 수 있다. 특히 윗사람부터 새로운 각오를 가져야 할 때이다.
1990-05-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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