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부총리,청와대 면담서 무슨얘기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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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3-14 00:00
입력 1990-03-14 00:00
◎「개각뒤의 경제운용 방향」진언 한듯/부총리의 적극 요청따라 6일만에「독대」/“하고 싶은 말 모두 했다” 내용엔 일체 함구

대폭적인 개각임박설이 나도는 가운데 조순부총리가 13일 상오 갑작스레 청와대를 방문,노태우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약 1시간가량 단독면담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개각은 조부총리 자신을 포함한 경제각료 전원교체를 통해 침체된 경제의 분위기 쇄신 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번 개각을 통해 개혁과 안정기조라는 기존 경제정책에 일대 수정이 가해지려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그의 청와대 면담 내용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부총리는 청와대 면담 내용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과천청사의 집무실로 돌아온 뒤에도 이날의 면담 내용에 관심을 보인 기자들의 면담요청을 사양했다. 그러나 청와대면담 직후 그는 경제기획원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충분히 말씀 드렸다』고 말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개각과 관련한 향후 경제운용의 방향설정 문제에 대해 매우 허심탄회한진언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조부총리는 재임기간 동안 평균 보름에 1번 꼴로 청와대 정례면담을 가져 왔다. 정례면담 일정은 보통 청와대일정을 감안해 최소한 3∼4일 전에 청와대측이 결정해 기획원에 통보되며 면담 자리에는 문희갑경제수석이 배석해온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13일의 청와대면담은 그의 가장 가까운 측근도 당일에야 겨우 알았을 만큼 갑작스레 이루어졌다. 또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조부총리가 지난 7일 이미 한차례의 청와대면담을 통해 경제현황 전반에 관한 보고를 마친 상황에서 조부총리 쪽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6일만에 다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7일의 청와대면담이 부총리로서의 마지막 공식보고였다면 이날의 청와대면담은 경제현안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비공식 면담인 셈이다.

조부총리는 민자당 출범이후 여당내 일각에서 나타난 개혁의 유보 움직임과 성장우선주의로의 경제정책기조 변화기미에 대해 지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기획원 관계자들은 조부총리가 이날의 청와대 면담에서 사회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는 1인당 GNP 1만달러시대의 선진경제에 결코 도달할수 없으며 따라서 당장 충격이 따르더라도 현재의 경제적 불균형ㆍ불공정을 시정하기 위한 제도개혁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점을 노대통령에게 충분히 설명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가 경제팀 개각의 내용에 대해 끼어들 입장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우회적인 방법으로 경제팀의 새진용 구성에 이러한 개혁의지가 담겨져야 한다는 진언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획원의 한 핵심간부는 곧 있을 개각의 의미에 대해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매우 첨예하게 대립된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가질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책논쟁의 내용에 대해 조부총리­이규성재무라인으로 이어지는 안정론자와 한승수상공­문청와대 수석및 민자당 정책관계자 라인으로 구성되는 성장론자들간의 경기논쟁과,조부총리­문수석 라인의 개혁추진론과 민자당 정책팀및 업계의 개혁유보요구 사이의 개혁논쟁으로 분석했다.

그는 개각을 통해 경제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농후한상황에서 조부총리가 청와대 면담을 통해 노대통령에게 『인물은 바뀌더라도 정책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마지막 진언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염주영기자>
1990-03-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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