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정책이 가야 할 방향(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0-02-02 00:00
입력 1990-02-02 00:00
청소년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지가 본격화되고 있다. 체육부의 명칭을 청소년체육부로 개칭하는 일은 이미 확인된 것이고 이를 계기로 체육부의 올해 업무계획도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들에 각별히 관심을 가진 흔적이 보인다. 늦긴 했지만 반가운 대책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청소년 문제는 그 문제의 심각도가 너무 깊고 넓은 것이어서 외국의 행정직제상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체육부의 형식이나 업무영역 정도로 접근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을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불변의 진리이지만 건전한 청소년 육성이란 지덕체의 균형된 발전을 돕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청소년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일찍부터 개성적으로 창조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것에까지 이르러 있다. 그리고 이 일의 대부분을 교육과 사회적 문화시설들이 감당하고 여기에 더하여 건강한 체력을 보강한다는 입장에서 청소년과 체육이 함께 하는 부서를 만들고 있는 것이 타국들의 과정이다.

하지만 누구나 보고 느끼고 있듯이 우리의 구조는 교육과 사회문화환경이 청소년에 대한 어떤 대응도 구체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교육은 가장 비창의적인 입시 위주의 기능적 교육만 하고 있고 사회문화환경은 또 성인 퇴폐문화의 확대로만 가고 있는 처지에다 청소년들을 이 속에 무분별로 방치하는 형국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차제에 우리가 무엇보다 강조하려는 것은 청소년 정책의 관심범위를 보다 넓은 문화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에 대한 프로그램의 구성과 운영도 좀더 포괄적으로 접근되어야 하겠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보면 아직도 계획의 항목들은 청소년 비행예방을 위한 사회운동이나 청소년 약물 오ㆍ남용 예방을 위한 책자간행과 같은 기존 행사방식의 외곽적 프로그램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청소년 정책에 새롭게 접근하는 일은 바로 이러한 외곽적 프로그램을 뛰어넘어 청소년의 삶 그 자체의 중심으로 들어가 청소년 그 자신이 스스로 보다 건전하고 질 높은 삶을 살도록 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집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의 장을 확대하고 청소년 지도자를 육성하는 데 있어서도 이것이 스포츠의 장 이상의 것이 되어야 하고 지도자 또한 체력이나 훈육의 역할을 넘어서는 문화교육 능력의 소유자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므로 청소년 체육부의 직제는 보다 문화적으로 조직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여타 관련부서와도 어떻게 할 일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효율적일지를 자세히 분별해둘 요구가 있다. 이런 점들이 고려되지 않을 때 청소년 전담부서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오히려 그 정책적 행동의 영역은 협소한 것이 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계기에 우리 모든 국민과 사회 전반이 보다 건전하고 질적으로 향상된 삶의 양식과 환경을 창조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마땅하다. 청소년의 선도나 보호를 말하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선도하고 어느 지역에서 보호하느냐를 답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사회가 가진 최선의 것만이 청소년 세대에게 주어질 수 있을 때 청소년 정책은 성과가 가능하다. 이 간단하면서도 힘든 명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1990-02-02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