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는 ‘왕’푼수?
수정 2004-03-26 00:00
입력 2004-03-26 00:00
임호가 느끼는 ‘임금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아랫것(?)이 짐작이나 하겠냐마는 어렴풋이나마 감잡을 수 있는 에피소드 두 가지.인터뷰 중 가수 현미가 눈인사를 건네는 그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뜨고 다가오면서 하는 말.“오호라∼.누군가 했더니 임금님이시구나.아휴∼.정말 너무 점잖으셔.”
KBS 별관 로비에서 기다리던 기자에게 경비 아저씨가 와서 묻는다.“누구 기다려요?” “임호씨요,탤런트 임호”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저씨.“대장금에서 왕 있잖아요?” 여전히 모른다는 표정.‘KBS에서 일한다고 MBC 드라마는 안 보나보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 저기 저…(전원일기의)금동이! 금동이 맞지?”
‘나는 왕도 금동이도 아니로소이다!’ 임호는 그때 이런 말을 내뱉고 싶지 않았을까.무수히 스러져가는 연기자들도 많은데 좋든 싫든 이런 식으로라도 기억되는 것은 연기자에게 어쨌든 복 아닌가? “조인성이 조인성으로 각인되는 거랑,제가 금동이나 임금으로 각인되는 거랑 차원이 같은가요? 복이라고 얘기하면 서운하죠.” 단호한 대답에 머쓱해졌다.
변신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는 그는 일단 멋드러진 악역,망가지는 푼수,절절한 멜로 주인공 등을 해보고 싶단다.연기 변신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자 피곤했던지 “미사여구 동원해봤자죠.연기로 얘기할 겁니다.” 의례적인 대답인데도 꼭 그렇게만 들리지 않았다.
박상숙기자 alex@
사진 강성남기자 snk@˝
2004-03-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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