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제 성추행 피해자에 전화로 용서 구해
수정 2014-11-27 10:43
입력 2014-11-27 00:00
편지 받은 후 “매우 고통스러웠다”…주교에 조사 지시
교황은 2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연설 후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올해 24살의 남성으로부터 10여년 전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에서 사제의 예식 집전을 보조하던 복사로 있으면서 성추행당했다는 편지를 받고는 이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편지를 읽고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한 뒤 “내일 주교를 찾아가라”고 말했으며 그후 주교에게 편지를 써 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편지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묻는 스페인 기자의 질문에 “매우 고통스러웠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진실을 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남성은 이 편지에서 7살 때부터 18살 때까지 복사로 있으면서 지속적인 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언론들은 교황이 이 남성으로부터 5쪽 분량의 편지를 받고 직접 전화를 걸어 사죄한 것이 한국 방문을 앞둔 지난 8월 10일이었다면서 교황과 이 남성의 통화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교황은 자신의 전화를 받고 놀란 남성을 먼저 진정시키고 나서 “여러 차례 편지를 읽고는 깊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내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스도 교회 전체의 이름으로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교황에게 서한을 보낸 이 남성의 친구 1명도 당국에 체포된 성직자와 교리교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스페인의 한 법조 소식통이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초 성직자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희생자들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용서를 구하면서 아동 성추행을 한 신부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주교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마르티네즈 그라나다 대주교와 성직자 6명은 지난 23일 미사를 집전하면서 성추행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성당 제대 앞에 배를 댄 채 엎드리는 부복 자세를 취했다.
그라나다 교구의 한 대변인은 CNN방송에 대주교는 보통 1년에 한 번,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성금요일에만 부복 자세를 취하는데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이날 부복 자세를 취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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