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어둠 밝혔던 궁중잔치… 객석의 내가 황제로소이다

허백윤 기자
수정 2021-04-12 00:25
입력 2021-04-11 17:38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야진연’
119년 전 고종 ‘기로소’ 입소 축하덕수궁 함녕전서 열린 잔치 재현
임금 장수 기원 궁중예술의 백미
LED로 밤하늘 표현 화려함 더해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이 개원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이는 ‘야진연’(夜進宴)은 고종이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하게 된 것을 축하하는 진연 중 밤에 열었던 잔치를 재해석했다. 기로소는 조선시대 고위 문신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당시 조정 원로들에게 기로소 입소는 영예로운 일이었고, 조선시대 임금 중에서도 태조와 영조, 숙종, 고종만 들어갔다.
119년 전 고종의 기로소 입소를 축하하는 뜻을 담아 황태자(순종)와 백관들이 ‘외진연’(外進宴)을 열었고 다음날 왕실 가족과 친인척, 명부가 참석해 ‘내진연’(內進宴)을, 그리고 그날 밤 해시(亥時·오후 9~11시)에는 황태자가 황제에게 ‘야진연’을 올렸다.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제공
서인화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내년이 임인년이기도 하고 대한제국 이후 격변했던 시기에 궁중에서 열린 진연을 이 시대에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어려운 역사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 온 찬란한 전통 예술이 전하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4-1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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