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묵 천주교 기증…염수정 “숭고한 삶 본받자”
수정 2014-08-04 13:41
입력 2014-08-04 00:00
염 추기경 “교황 방한·순교자 시복식, 안 의사 생애 조명 계기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4일 서울 명동 교구청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 ‘경천’(敬天) 기증식을 열었다.
연합뉴스
기증식에는 서울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삼중 스님, 잠원동성당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염 추기경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 의사의 유묵을 교회에 모시게 돼 감격스럽고 은혜롭게 생각한다”며 “안 의사의 숭고한 삶과 뜻이 교황 방한 및 순교자 시복식과 맞물려 더 잘 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우리가 안 의사를 추모하는 것은 그분의 삶과 신앙, 애국애족 정신이 큰 귀감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안 의사는 순국 당일에도 10여분 동안 기도하고 당당히 형장으로 걸어들어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에 옮긴 안 의사의 삶을 본받아 우리도 평화의 도구로 살아야 한다”며 “진정한 평화는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며 한마음으로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삼중 스님은 “1994년 ‘경천’을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걸 안 뒤 한국으로 갖고 오려는 운동을 펴왔다”며 “안 의사의 최후 작품인 ‘경천’은 하늘 무서운 줄 알고 공경하라, 동양평화를 유린한 일본은 반드시 망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강조했다.
삼중 스님은 일본을 300여 차례 오가는 등 안 의사의 유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교구는 이 작품을 오는 7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천주교 유물전시회 ‘서소문·동소문 별곡’전에서 공개한 뒤 2017년 완공 예정인 서소문 순교성지 교회사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경천’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듬해인 1910년 3월 뤼순 형무소에서 사형집행을 앞두고 일본인의 부탁을 받아 쓴 붓글씨다. ‘大韓國人 安重根’(대한국인 안중근)이란 글씨 옆에 손도장이 찍혀 있다.
형무소장 아들이 보관하다 10년 전 일본의 골동품상이 공해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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