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빈민가 학교의 ‘한국식 교육 성공기’
수정 2012-12-04 00:00
입력 2012-12-04 00:00
5일밤 ‘MBC 스페셜’
미국식 교육을 이른바 선진 교육 기법이라며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엄격한 규율과 가치를 강조하는 한국식 교육을 실시하는 미국 뉴욕의 한 공립학교의 성공기가 관심을 모은다. 얼마 전 이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MBC TV는 5일 밤 8시 45분 MBC 스페셜에서 뉴욕 빈민가의 대명사인 할렘의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의 성공기인 ‘우리 학교는 한국 스타일’을 내보낸다.
MBC 제공
이 학교는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학교이기도 하다. 체육시간에 태권도를 배우고 장구와 북, 꽹과리를 치고 한국의 탈춤을 배운다. 한국의 학교들보다 더 한국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이 흑인과 히스패닉이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저소득층 가정이다. 또 75%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이다. 제대로 된 교육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던 이들. 학교에 진학을 해도 졸업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 환경과 마약, 범죄 등 각종 유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할렘가에 교육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식 교육에 깊은 감명을 받은 교장과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 학생들의 호응과 믿음이 얻어낸 결과다.
학교 설립자인 세스 앤드루는 10년 전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면서 한국식 교육에 감명을 받았다. 미국에 돌아와 할렘에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치를 담아 학교를 세웠다. 한국식과 미국식 교육의 장점을 결합한 그의 교육혁명은 7년 만에 빛을 발했다. 2010년 뉴욕의 자율형 공립학교 가운데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고 뉴욕주 정부에서 실시한 졸업시험에서 98%가 통과해 주 전체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다.
보통 미국 학교에서 연상되는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달리 규칙이 엄격하다. 등교 시 복장 검사부터 수업 간 이동 시 줄서기, 정숙 등이 그렇다. 방과후 수업은 물론 토요일까지 학교에 나와 밀린 공부를 한다.
이 학교는 또 정규 교과서를 쓰지 않는다. 대신 교사들이 스스로 연구해서 만든 교과서를 사용한다. 교사들은 정규 수업이 끝난 뒤에도 남아 학생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해준다.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프로그램은 뉴욕 할렘가 현지 취재와 학생들의 2주일간 한국 방문활동을 모두 담았다. 한국인 친구 집에서 보낸 꿈 같은 2박 3일, 서울과 천안, 포항, 경주 방문 등 빡빡한 일정에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다. 인기 탤런트 이영애 부부와의 식사 등 잊지 못할 추억도 더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2-12-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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