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자화상
수정 2010-08-04 00:00
입력 2010-08-04 00:00
‘1318만화가열전’ 최규석 작가의 ‘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출판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1318 만화가 열전’ 시리즈는 그래서 주목된다. 여러 사회 문제에 노출돼 있으며, 생각도 많고, 그러나 그러한 생각을 드러낼 기회가 거의 없는 13~18살 청소년들의 생활상과 심리적 변화, 이에 연관된 다양한 문제들을 만화로 옮긴다.
첫번째 작품 ‘울기엔 좀 애매한’이 최근 나왔다. 대학 입시 미술학원에 다니는 청소년들의 우울한 현실을 담았다.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100℃’ 등을 통해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줬던 최규석 작가가 그렸다. 못생기고 가난한데 만화를 하려고 뒤늦게 입시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생 강원빈,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재수생이 된 류은수, 독설가 기질이 다분한 강사 정태섭 등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소소하고 애매한, 가슴 아픈 일상들이 펼쳐진다. 세련된 펜 그림 위에 수채화 식으로 색깔을 입혀 컴퓨터 채색으로는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정겨운 느낌을 전달한다.
최 작가가 자신이 학원강사로 일하던 시절의 경험을 작품에 투영했다는 후문. 정태섭이라는 캐릭터에 최 작가의 모습이 겹쳐진다.
시리즈는 ‘최규석의 우화’, ‘왕따의 탄생’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전자는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된 최 작가의 작품을 새롭게 엮은 것이다. 후자는 인디 만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수박 작가가 왕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김태희 사계절 편집팀장은 3일 “대중적인 재미는 물론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게 만화 장르”라면서 “청소년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를 반추해 보자는 취지”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0-08-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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