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리뷰]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 첫번째 앨범
수정 2009-12-21 12:50
입력 2009-12-21 12:00
재즈 본연의 담백한 아름다움
김가온은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미국 버클리 음대와 뉴욕대에서 재즈 피아노 학위를 받았다. 이미 국내에서는 손꼽히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유명세를 타며 활발한 연주 활동 중이다. 현재 단국대와 백석대에서 재즈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연주 실력도 대단하지만 곡의 완성도도 무척 높았다. 그는 이번 앨범에 실린 6곡 가운데 5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다. 한 곡 한 곡에 무게감이 실려 있다. 악기들은 절묘한 조화로 곡을 지탱한다. 어느 악기 하나 모난 구석이 없다. 마치 미국의 재즈 작곡가 팻 매스니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겨울맞이’는 백미다. 김가온의 즉흥 솔로 연주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곡이다. 그는 이 곡에 대해 “겨울은 차갑지만 연인들은 어느 때보다 따뜻한 사랑을 꿈꾼다. 넓은 호수에 얇은 얼음이 얼어 있는 목가적인 풍경, 여기에 착한 사랑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표현해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의 의도대로 이 곡은 차갑지만 따뜻하다. 언뜻 리듬은 강해 보이지만 한 음 한 음이 손끝에 살포시 내려앉는 듯한 미세함이 느껴진다.
“음악 본연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인간적 연민과 감성을 이처럼 담백한 아름다움 속에 담아낸 연주를 우리는 얼마 만에 보는 것일까. 서로를 잘 이해하는 연주자들의 솔직한 대화를 보는 듯하다.”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본명 정수월)의 평가에 별표 하나를 보탠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9-12-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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