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인간을 만나 행복할까
수정 2009-01-28 00:52
입력 2009-01-28 00:00
EBS 다큐프라임 ‘인간과 개’
인간을 만나기 전 개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학자들은 개가 1만 5000년전쯤, 인간의 곁으로 왔다고 말한다. 개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엔 늑대가 있다.
제작진은 인간에게 길들여지기 이전 원시 개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미국 아이다호 낸시의 늑대농장을 찾았다. 멸종되어가는 동물인 늑대의 야생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보호되고 있는 낸시의 늑대들. 이들은 우리 밖에 풀어놓자 금세 야생의 본능을 되찾았다. 늑대들이 날개가 퍼득거리는 칠면조를 산 채로 그 자리에서 먹어치우는 모습을 통해 과거 야생늑대와 개 이전의 개인 원시 개의 과거를 재현한다.
하지만 인간을 만난 뒤 개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의 애완견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인간의 손길에 의해 다듬어지고, 때론 인간보다 더 인간처럼 대우를 받는다. 인간과 함께 먹고, 자고, 인간이 하는 모든 것을 함께 즐기는 개들. 공원이나 카페에서도 애견 숍에서 개들은 인간이 선물하는 사랑과 평화, 행복감에 취해 자신이 개라는 사실조차 잊고 산다.
반면 우리 주변에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마리의 개가 버려지고 있다. 빈집이나 길가 혹은 야산에 버려지고도 버려진 줄 모르고 슬픈 죽음을 맞이한다. 유기견은 오랫동안 떠돌이 생활을 해 병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유기견을 잡아서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법령으로 정하고 있다. 최근 유기견 보호소에 보호되고 있는 개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건강상태가 양호한 개들은 운 좋게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병들어 살 희망이 없거나, 사나운 맹견들은 안락사를 통해 평화를 얻게 된다. 그러나 실제 유기견의 삶을 살다 슬픈 최후를 맞는 개들에게 이곳에서의 삶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절망의 끝이다.
제작진은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개가 아닌, 개가 생각하는 자신들의 삶을 개의 시선과 목소리로 이야기하려고 한다.”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1만 5000년의 역사를 뛰어넘는 인간과 개의 사랑은 물론 인간을 위해 스스로 진화하며 치열한 삶을 사는 개들만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9-01-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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