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문화유전자’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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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 기자
수정 2008-07-04 00:00
입력 2008-07-04 00:00

중국의 두 얼굴/양둥핑 지음

사람마다 표정이 다르듯 도시마다 지역문화색도 제각각이게 마련이다. 중국대륙 남과 북을 상징하는 거대 도시 상하이와 베이징. 중국의 역사와 경제를 대변하는 두 도시의 ‘문화유전자’ 또한 사뭇 판이하다.

사회문화 전통,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 두 도시의 외형적 차이는 한눈으로도 금방 구분된다. 북방계인 베이징 사람들은 건장한 체격에 호방한 성격이라면, 남방계인 상하이 사람들은 왜소하고 몸놀림이 민첩하며 온화한 성정에 처세에 밝다. 중국의 문명비평가 린위탕(林語堂)이 “중국 역대로 지방을 할거하는 왕국을 세워왔으며, 중국의 전쟁·모험 소설 속 등장인물 소재를 제공해온 주역”이라고 해설한 쪽이 북방이었다면, 대대로 문사(文士)와 재원(才媛)의 연애담이 전해내려온 쪽은 남방이었다. ‘중국의 두 얼굴’(양둥핑 지음, 장영권 옮김, 펜타그램 펴냄)은 베이징과 상하이라는 대륙을 상징하는 양대 도시공간에 주목한다. 책은 밖으로 드러난 두 도시의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에서부터 그 내부 구성원들의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유래까지 조목조목 짚어 유형화한다.

800년 수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베이징은 지금 고도로서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다. 그 옛날 베이징 도시문화를 형성한 주무대였던 후퉁(胡同)과 사합원(四合院) 등은 도시 변두리로 물러앉은 지 오래다. 간부와 지식인을 중심으로 한 엘리트집단 이른바 ‘신(新)베이징인’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대원(大院). 지은이는 오늘날 베이징의 혈맥 역할을 하는 것이 ‘대원 문화’라고 규정한다. 그 문화를 자양 삼아 1980년대 급변하는 중국문화의 흐름을 이끈 ‘제3세대 학자’‘제4세대 화가’‘제5세대 영화감독’ 등이 배출됐다는 것이다.

정치투쟁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도시를 바라보게 만드는 베이징과 달리, 상하이의 운명은 드라마틱하다. 지금은 ‘자본주의에 오염된 솥’이란 별명을 얻었지만, 사실 상하이는 1960년대엔 계획경제의 모범도시이자 극좌파 문화인들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정치적 우월감이 강한 베이징, 세련되고 온화한 대기가 흐르는 상하이는 출신작가들의 글쓰기 성향에도 그대로 투사됐다는 분석이다.

도시 역사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정치·사회·문화적 주요 이슈들의 배경도 아울러 엿볼 수 있다.1만 6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7-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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