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키 창법으로 광란의 무대 만드는 송용진
윤창수 기자
수정 2007-02-06 00:00
입력 2007-02-06 00:00
서울뮤지컬 컴퍼니 제공
록그룹 쿠바에서도 활동중인 송용진은 한국 뮤지컬 배우 가운데 드물게 허스키하고 강렬한 창법을 구사한다.
때문에 1999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이래 ‘락햄릿’ ‘그리스’ ‘렌트’ 등 뛰어난 노래 실력이 요구되는 록 뮤지컬에서 보통 배우들이 하기 힘든 강한 캐릭터만을 맡았다.
‘하드락카페’에서 연기하는 ‘준’도 사랑을 잊지 못하는 전직 로커다.
최근에는 지난해 3월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밴디트’ ‘헤드윅’ ‘컨페션’ ‘하드락카페’ 등 쉴 틈없이 뮤지컬에 출연했다.
스스로도 “미쳤다.”고 표현했다.
‘하드락카페’ 이후에는 뮤지컬 출연을 자제하고 첫 독집앨범을 준비해 여름 전에 낼 계획이다.
그가 조직원이라고 부르는 열혈 여성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계기는 역시 ‘헤드윅’ 출연 이후다. 구 동독 출신 성전환자 록가수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 ‘헤드윅’은 오는 16일 500회 기념공연을 갖는다.
‘헤드윅’ 초연부터 출연한 송용진은 그동안 130여회의 공연을 맡았다. 특히 금요일 심야공연을 자처해 광란의 밤을 만들고 있다.
서울예술대를 졸업한 송용진은 실용음악과를 나온 학생 가운데 처음으로 록밴드를 만들어 97년부터 홍익대 클럽에서 공연했다. 현재 2집 앨범까지 낸 쿠바도 유명해지려기보다는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다.
연기, 춤까지 팔방미인이어야 하는 뮤지컬 배우로서 데뷔 초기는 어땠을까. 연기를 못해 ‘깨질’ 때마다 홀로 무대에서 연기를 익혔다. 동네 시장판 싸움터에서 맞아가며 배우듯 그의 연기는 격투기로 치자면 ‘프리스타일’이란다.
뮤지컬 배우로서 그의 꿈은 ‘헤드윅’ 출연이었다.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실현됐다. 지금은 가죽팬티만을 입고 출연하지만, 전신 노출도 문제없다고 할 만큼 ‘헤드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러시아인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들은 “너는 꼭 내가 어렸을 때 듣던 빅토르 최 같다.”는 말은 그에게 또다른 꿈을 심어주었다. 인터넷 메신저로 러시아 친구들에게 작은 공연을 선사한 직후였다.90년 사망한 고려인 빅토르 최는 러시아 음악사에서 전설적인 로커다. 러시아와 유럽에 한국의 록음악으로 새로운 한류(韓流)를 일으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7-02-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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