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최대 적은 ‘선조의 의심’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조태성 기자
수정 2006-11-23 00:00
입력 2006-11-23 00:00
이순신과 선조의 관계에 대한 얘기의 초점은 한 곳이다. 왜 선조는 그토록 이순신을 의심했는가.

다큐전문 히스토리채널이 이 같은 의문을 다룬 2부작 다큐멘터리 ‘김훈의 로드다큐 선조의 땅, 이순신의 바다’를 마련했다.

소설 ‘칼의 노래’를 통해 이순신의 인간적 갈등을 조명한 소설가 김훈과 함께 이순신의 숨결이 배어 있는 곳을 둘러보는 로드다큐다.23∼24일 이틀에 걸쳐 오전 8시, 오후 4시 두차례에 걸쳐 방영된다.

이순신과 선조의 불화 원인으로는 흔히 신경질적이고 의심많았던 선조의 개인적 성품이 꼽힌다. 그러나 다큐는 16세기 조선사회 내부의 문제로 시선을 돌린다. 승승장구하는 명장이었기에 조선왕조의 치명적인 위험으로 떠올랐던 이순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6세기 조선의 정치지형을 알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다큐는 임진왜란 7년동안 이순신이 남긴 많은 기록을 꼼꼼히 검토했다. 이순신은 너무도 유명한 ‘난중일기’를 비롯해 선조와 주고받았던 장계와 교지 등 13만자에 이르는 기록을 남겨뒀다.

이를 토대로 1부 ‘오늘 옥문을 나왔다’는 1597년 한산도에서 압송됐다 서울에서 풀려난 순간의 이순신을 다뤘다. 도대체 꼬일 대로 꼬여버린 선조와 이순신의 갈등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추적한다.2부 ‘신의 몸이 살아있는 한’은 다시 복귀한 이순신의 심적 갈등을 다룬다. 이순신은 불과 12척의 배로 승전을 이어나가지만 선조는 이 승전 소식을 믿지 못하고 혹시 숨겨둔 병사가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무조건 의심한다는데 버틸 재간은 없다. 이순신의 가장 큰 적은 왜군이 아니라 선조의 의심이었다.

김훈은 선조와 16세기 조선시대를 잇는 충실한 안내자다.‘선조’라는 인물은 단순히 의심많은 왕이 아니라 이순신이 살아가야만 했던 그 시대의 상징이다. 이 둘의 갈등과 대립은 그렇기에 16세기 조선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했고 또 극복해야 했는가 하는 문제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이는 소설가 김훈이 세상과 만나는 방법이자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통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6-11-23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