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사전제작 드라마 자리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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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민 기자
수정 2006-02-14 00:00
입력 2006-02-14 00:00
8부작 ‘내 인생의 스페셜’(연출 이재원 연출, 극본 박경수·이천형·노은정, 제작 김종학프러덕션·J&H필름)은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가 주연 배우들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잠정 중단되자 MBC가 고육지책으로 긴급 투입한 작품이다.

‘땜질’임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최근 주목받고 있다.100% 사전제작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인기가 있으면 고무줄처럼 방영 기간을 늘리고, 시청률이 오르지 않으면 단칼에 조기종영시키는 척박한 국내 지상파 환경에서 100% 사전제작 드라마가 편성되는 것은 보기 드물다.

이 작품은 이미 지난해 가을 촬영을 끝내고 지상파 3사에 러브콜을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100% 사전 제작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상황은 ‘늑대’가 ‘부상’당하며 반전됐다.

기사회생한 ‘내 인생의 스페셜’은 그러나,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주 방영 첫 주에 시청률 12% 언저리를 점령했다. 사랑 타령으로 일관하지도 않고, 탄탄한 줄거리에 연기자들의 호연과 영화처럼 빠른 호흡이 어우러지며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전제작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원래 12부작이다. 국내보다는 일본 시장을 겨냥한 작품으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역시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SBS ‘천국의 나무’도 10부작.10∼12부작은 선진 드라마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정형화된 미니시리즈 분량이다.

선진 드라마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던 MBC는 ‘내 인생의 스페셜’의 4부 분량을 과감하게 쳐냈다. 오히려 MBC 측에서는 “잘라내니까 드라마 전개도 빠르고 좋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그 평가는 드라마를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내놓은 뒤 시청자들에게 받아야할 부분인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파행 방영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초치기 제작 등을 탈피하고 작품 질을 높이겠다고 목에 힘주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편성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제작사는 벙어리 냉가슴이다. 내심 12부로 방영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제작비 문제도 걸린다.8부로 방송이 되면 그에 해당하는 제작비만 회수하게 된다. 회당 제작비가 제대로 보전되지 않는 상황이다.

‘내 인생의 스페셜’이 난도질당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된 시청자들은 어떤 생각을 품게 될지 궁금하다. 벌써 12부작을 그대로 틀어달라는 목소리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6-02-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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