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8년만에 돌아왔다
이순녀 기자
수정 2005-11-22 00:00
입력 2005-11-22 00:00
2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재공연되는 이번 무대는 초연의 감동과 장점을 살리면서 달라진 시대상에 맞춰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장치들을 추가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극중극 형식으로 삽입되는 연극 ‘갈매기’. 캠퍼스에서 자전거 사고로 운명처럼 만난 다혜와 민우가 연극반에서 ‘갈매기’공연의 남녀주인공을 맡아 사랑을 키워간다는 설정은 원작과 다른 부분이다.
민우가 생모에 관한 비밀을 안 뒤 방황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다혜는 사라진 민우를 잊지 못하고 연극배우가 되어 ‘갈매기’를 공연하고, 민우의 연극반 선배인 연출가 현태는 그런 다혜를 남몰래 사랑하며 가슴 아파한다. 민우, 다혜, 현태 세 젊은이의 방황과 사랑은 안톤 체호프의 명작 ‘갈매기’와 겹쳐지며 비극적 정서를 한층 강화시킨다.
일러스트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의 활용도 색다르다. 민우와 다혜의 첫만남, 눈 오는 밤 민우가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마지막 장면 등 파스텔톤의 환상적인 이미지로 감각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 무대 뒤편을 빽빽이 채우는 자작나무숲의 배경은 ‘겨울나그네’의 아련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윤호진 연출가는 “속도감에 취했던 사람들이 이제 스피드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8년 전보다 지금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더 어필할 것으로 본다.”면서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되돌려주고, 젊은 층에게는 순수한 사랑의 원형을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우(오만석, 민영기), 다혜(윤공주, 전소영), 현태(서범석, 이상현)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뮤지컬 배우인 오만석은 “민우의 캐릭터가 진부하지 않게 보이도록 연기하는 게 숙제”라면서 “화려하고, 빠른 전개의 뮤지컬 홍수 속에서 천천히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12월1∼2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75-660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5-11-2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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