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의 문화사/스티븐 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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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06 00:00
입력 2004-11-06 00:00
1880년부터 1914년까지의 서구 사회는 흔히 벨 에포크(belle poque), 즉 ‘좋았던 시절’이라 불린다. 사회·문화·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화려했던 시기라는 뜻이다. 자본주의는 한껏 발달해 제국주의로까지 치달았고 다양한 문화와 과학기술의 발달은 일상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스티븐 컨 지음, 박성관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는 이런 20세기 초 황금시대를 포함,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는 1918년까지의 문화사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이 시기 서구 지성계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근대 유럽 문화사와 지성사를 연구해온 저자(오하이오대 교수)의 관심은 문학예술, 회화와 건축, 철학과 심리학, 물리학에까지 미친다.



책은 이 시기 서구인들이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했는가를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에 매료됐던 제임스 조이스는 ‘율리시스’에서 영화의 몽타주 기법을 언어를 통해 구현하려 했다. 또 입체파는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본 대상의 내부와 외부를 모두 단일한 캔버스 위에 펼쳐놓음으로써 미술의 전통적인 한계, 즉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문화사 서술의 새로운 방법을 선보인다. 그것은 곧 시간과 공간이라는 철학의 기본 범주 안에서 수많은 자료들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4-11-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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