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테러도 IS 추정… 용의자, 키르기스 출신 러시아인
심현희 기자
수정 2017-04-05 01:35
입력 2017-04-04 22:46
22세男 ‘지하철 자살 테러’

상트페테르부르크 EPA 연합뉴스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거주해 온 드자릴로프는 2015년에 한동안 현지 일본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했으나 이후 종적을 감췄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최근 테러의 추세나 IS의 보복 경고, 용의자의 출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배후 세력은 IS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치르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최근 들어 엘리트 IS 조직원들을 양산하는 인큐베이터로 급부상한 지역이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는 무슬림 신자가 많고, 산과 사막 등 테러리스트 훈련 장소로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시리아 등 기존 거점들에서 세력을 잃고 있는 IS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IS에 조직원으로 가담한 이들만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출신 IS 조직원 압둘가디르 마샤리포프는 새해 첫날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로 39명을 살해했다.
배후가 IS로 밝혀지면 내년 3월 4선에 도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분석가 키릴 로고프는 “이번 테러가 시리아 개입과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시리아 군사 개입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러시아 전역에선 ‘반(反)푸틴’을 외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리즘은 모두 힘을 합쳐 대처해야 할 악(惡)”이라며 애도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4-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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