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예상보다 무거운 무기징역 의미는
수정 2013-09-23 00:14
입력 2013-09-23 00:00
재판서 잇단 반박 ‘괘씸죄’ ‘좌파 거목’ 재기의 싹 잘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당초 15~20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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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가 자신의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석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
왕리쥔(王立軍) 전 중국 충칭시 공안국장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 재판에 휄체어를 타고 나와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가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법정에서 수갑을 찬 채 서 있다.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인터넷 웨이보 -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
AFP 연합뉴스 -
중국 태자당(혁명 원로 및 당·정·군 고위 인사의 자제)의 황태자 보시라이(가운데) 전 충칭시 당서기의 재판이 22일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렸다. 보시라이의 이번 재판은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던 중국 권력층 내부의 치부와 암투가 대중 앞에 낱낱이 공개될 것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례적으로 재판 공개 방침을 밝힌 법원이 언론에 공개한 사진에서 보시라이가 흰색 셔츠 차림으로 두 손을 엇갈려 내린 채 법원 공안 사이에 침울한 표정으로 서 있다.
지난 AP 연합뉴스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가 22일(현지시간)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의 열기가 뜨겁다. 로이터/뉴스1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와 부인 쿠카이라이
로이터/뉴스1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와 아들 보과과
로이터/뉴스1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
로이터/뉴스1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오른쪽 흰셔츠)가 22일(현지시간)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고 있다. 양 옆에 경찰관의 모습도 보인다. AP 연합뉴스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재판이 22일(현지시간)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시작된 가운데 보시라이의 지지자들이 마오쩌둥의 얼굴이 들어있는 포스터를 들고 법원 밖에 모여있다. AP 연합뉴스 -
뇌물 수수,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 겸 정치국원의 재판 개시일인 22일(현지시간)산둥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 앞에서 그의 출두를 앞두고 경찰이 경비에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
뇌물 수수,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 겸 정치국원의 재판이 시작된 22일(현지시간) 그와 다른 재판 참석자들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차량행렬이 산둥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당서기의 재판이 예정된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앞에서 21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20년간 검은 사회(20年 黑社會)’라는 문구를 써 넣은 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지난 2007년1월 당시 보시라이 상무부장과 구카이라이(오른쪽)부부가 보이보 추모식에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AP 연합뉴스 -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계단을 줄지어 올라가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재판이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져 이날 이곳 법원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 연합뉴스
자유파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권리는 형 집행 기간 동안만 박탈되기 때문에 유기징역이 선고될 경우 그의 재기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며 이번 판결은 그가 회생 불가능하다는 점을 못 박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보시라이가 이날 선고 결과를 경청하면서 시종 미소를 잃지 않은 것으로 볼 때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추후 재기를 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는 좌우파를 막론하고 5~10년 이후 중국 정가에 변화가 찾아오면 그가 재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적지 않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는 좌파적 정책을 펴 온 그를 중심으로 좌파가 단결하는 분위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열린 공판에서 그가 아들 보과과(薄瓜瓜)의 안전을 걸고 당국과 타협해 기소 내용을 인정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도 좌파 지도자로 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한편 이날 재판은 재판장의 선고 결과 낭독을 중심으로 50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흰 셔츠에 검은색 바지 차림의 차분한 모습으로 선고 결과를 경청한 보시라이는 폐정 직후 법원 공안들에 의해 수갑을 찬 채 끌려 나갔다. 그의 친·인척 3명과 언론인 22명 등 총 116명이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봤다. 당국은 보시라이 지지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으로 향하는 도로를 전면 봉쇄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이 법원의 류옌제(劉延杰) 대변인은 보시라이가 법정에서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고 다음 날부터 10일 이내에 항소하지 않으면 1심 판결이 확정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3-09-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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