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는 환영, 걷는건 참아줄게”…나이키, 보스톤 마라톤 광고 역풍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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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6-04-21 17:04
입력 2026-04-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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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의 반발을 부른 나이키의 광고 문구. “러너는 환영, 걷는 사람은 참아줄게”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로빈 미쇼 인스타그램 캡처
러너들의 반발을 부른 나이키의 광고 문구. “러너는 환영, 걷는 사람은 참아줄게”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로빈 미쇼 인스타그램 캡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전 세계 마라톤 동호인들에게 ‘꿈의 무대’인 보스턴 마라톤에서 부적절한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결국 나이키는 하루 만에 문제의 광고를 철거하며 사과했다.

NBC와 USA투데이 등 미국 매체는 21일(한국시간) 나이키가 보스턴 마라톤을 맞아 공개한 매장 광고 문구 때문에 대회 참가자는 물론 세계의 러너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이키는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자사 매장 쇼윈도에 ‘러너는 환영, 워커는 용인’(RUNNERS WELCOME. WALKERS TOLERATED)이라는 대형 간판을 설치했다.

이 문구는 거센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하루 만에 철거됐다. 논란의 핵심은 ‘용인한다’ 또는 ‘참아준다’라는 뜻을 지닌 ‘Tolerated’라는 단어다. 이는 42.195㎞ 전 구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엘리트 러너들만 진정한 마라토너로 대우하고, 체력적 한계나 부상, 장애 등으로 인해 ‘뛰다 걷는’ 참가자들은 ‘진짜 러너’가 아니라는 배타적 시각이 담겼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나이키의 이번 광고는 보스턴 마라톤 특성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 7대 마라톤(뉴욕·시카고·베를린·런던·도쿄·시드니) 가운데 가파른 언덕이 많고 해마다 추위와 폭염이 반복되는 극단적인 날씨 탓에 완주가 가장 어려운 대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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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제 130회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환호하며 달리고 있다. 보스턴 AP 연합뉴스
2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제 130회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환호하며 달리고 있다. 보스턴 AP 연합뉴스


미국의 러닝 팟캐스트 ‘백 오브 더 팩’은 “나이키의 엘리트주의적 속물근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나이키는 슬로건인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대신 ‘저스트 두 베터’(Just Do Better·그냥 더 잘해라)를 실천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보스턴 마라톤 출전권을 5차례나 획득한 장애인 선수 로빈 미쇼는 “진정한 투지가 무엇인지 보려면 장애인 선수 대기 구역에 와보라”고 질타했다.



거센 비판 여론에 나이키는 공식 성명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나이키 측은 “우리는 페이스나 경험, 거리에 상관없이 더 많은 사람이 러닝에서 환영받기를 바란다”며 “보스턴 대회 응원 간판 중 하나가 의도에서 벗어났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러너를 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해명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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