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 전골’ 먹어보니”…충격 식재료 ‘흑요리’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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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3-29 18:59
입력 2026-03-29 16:58

소 내장 속 미소화 풀·담즙 재료
‘다크 퀴진’…혐오와 별미의 경계
“척박한 땅, 소수민족 생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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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산악지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이른바 ‘소똥 전골’로 불리는 ‘니우비에(牛瘪) 훠궈’다. 소의 위와 장 속에 소화가 덜 된 채 남아 있던 풀과 소 담즙을 섞어 끓여 먹는 요리로, ‘우담(牛膽) 전골’ 등으로도 불린다. 사진은 소의 반추위에서 절반쯤 소화된 섬유질을 짜내 엽록소와 소화 효소, 약초 성분이 응축된 액체를 얻는 과정. Uncle Rural Gourmet 유튜브 화면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산악지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이른바 ‘소똥 전골’로 불리는 ‘니우비에(牛瘪) 훠궈’다. 소의 위와 장 속에 소화가 덜 된 채 남아 있던 풀과 소 담즙을 섞어 끓여 먹는 요리로, ‘우담(牛膽) 전골’ 등으로도 불린다. 사진은 소의 반추위에서 절반쯤 소화된 섬유질을 짜내 엽록소와 소화 효소, 약초 성분이 응축된 액체를 얻는 과정. Uncle Rural Gourmet 유튜브 화면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산악지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이른바 ‘소똥 전골’로 불리는 ‘니우비에(牛瘪) 훠궈’다. 소의 위와 장 속에 소화가 덜 된 채 남아 있던 풀과 소 담즙을 섞어 끓여 먹는 요리로, ‘우담(牛膽) 전골’ 등으로도 불린다.

특히 니우비에 훠궈는 중국 미식 문화에서 ‘흑요리’, 이른바 ‘다크 퀴진’(dark cuisine)의 대표 격으로 자주 거론된다. 다크 퀴진은 통상적인 미식 상식을 벗어난 재료 조합이나 혐오감을 자극하는 식재료를 활용해 충격성과 화제성으로 소비되는 음식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니우비에 훠궈를 먹어 본 이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괜찮다”, “오히려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고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진짜 ‘소똥’ 아니다…소가 몸으로 우려낸 풀차실제로 니우비에 훠궈에서는 불쾌한 냄새 대신 한방차 향이 난다고 한다.

현지 전문 요리점을 찾은 SCMP 취재진은 “국물을 맛보면 처음에는 얼큰한 소고기 육수 특유의 감칠맛이 나다가, 곧 입안 뒤편에서 중국 약초를 연상시키는 쌉싸래한 쓴맛이 퍼진다”고 설명했다.

국물 속 고기와 내장은 말린 고춧가루·다진 마늘·파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조리법도 의외로 단순하다. 마늘·생강·대파·구이저우 특유의 고추를 먼저 볶은 뒤 소고기와 각종 내장을 넣고, 여기에 풀·담즙 혼합액을 부어 한 번 세게 끓여낸다.

니우비에의 핵심 재료는 엄밀히 말해 ‘소똥’은 아니다. 소의 첫 번째 위인 반추위(rumen)에서 거둔 미소화 액체가 주재료다.

현지 전통에 따라 도축 전 소에게 잘게 썬 들풀과 약초를 먹인 뒤, 반추위에서 절반쯤 소화된 섬유질을 짜내 엽록소와 소화 효소, 약초 성분이 응축된 액체를 얻는다. 소가 몸으로 우려낸 쓴 풀차, 달임물에 가까운 셈이다.

물론 니우비에 훠궈는 중국의 다크 퀴진 가운데서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음식 중 하나다.

소수민족의 전통…‘다크 퀴진’에 숨은 생존 미학그러나 그 이면에는 구이저우의 척박한 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먀오(苗)족과 둥(侗)족 등 소수민족의 삶이 녹아 있다.

구이저우는 험준한 산악지형 때문에 오랫동안 지역 간 교류가 제한됐고, 쓸 수 있는 식재료도 넉넉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동물의 거의 모든 부위를 식재료로 남김없이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소 반추위 속 액체와 담즙까지 음식으로 받아들이는 소수민족의 태도는 그만큼 치열한 생존의 산물이다.

중의학 관점에서는 짙은 초록빛 니우비에 국물이 열을 내리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먹은 뒤 위장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도 있다.

인간의 장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야생 식물의 효능을 소의 반추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흡수하는 방식의 약선(藥膳), 즉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얘기다.

소수민족의 끈질긴 생활력은 구이저우만의 독특한 산미·고추 문화로도 이어졌다.

구이저우만의 독특한 산미·고추 문화도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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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산악지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이른바 ‘소똥 전골’로 불리는 ‘니우비에(牛瘪) 훠궈’다. 소의 위와 장 속에 소화가 덜 된 채 남아 있던 풀과 소 담즙을 섞어 끓여 먹는 요리로, ‘우담(牛膽) 전골’ 등으로도 불린다. Uncle Rural Gourmet 유튜브 화면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산악지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이른바 ‘소똥 전골’로 불리는 ‘니우비에(牛瘪) 훠궈’다. 소의 위와 장 속에 소화가 덜 된 채 남아 있던 풀과 소 담즙을 섞어 끓여 먹는 요리로, ‘우담(牛膽) 전골’ 등으로도 불린다. Uncle Rural Gourmet 유튜브 화면


주민들은 음식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고추에 크게 의존했고, 이를 삭히고 발효시키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그 결과 오늘날 구이저우를 대표하는 ‘산라’(酸辣·새콤하고 매운)맛의 음식 문화가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음식이 발효 토마토와 민물고기로 끓이는 쏸탕위와, 삭힌 고추와 말린 고추를 함께 볶아내는 구이저우식 매운 닭볶음(라쯔지)이다.

이웃한 쓰촨·충칭의 마라(麻辣)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구이저우의 매운맛은 화자오(산초·쓰촨후추)를 상대적으로 덜 쓰고 향이 강한 발효 고추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혀를 강하게 치고 올라오되 마라처럼 오래 얼얼하게 남지 않고 비교적 빨리 사그라드는 것도 특징이다.

현지 셰프들은 “구이저우에는 이 지역에만 있는 고추 품종이 많다”며 “언젠가 세계가 우리의 특별한 고추 문화와 그 고추가 만들어내는 맛의 층위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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