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당사자 동의없이 위안부 신원공개 논란…‘작문’ 의혹도
강경민 기자
수정 2019-03-21 14:34
입력 2019-03-21 14:34
해당 매체 “공개 허락받았고 내용 안 꾸몄다” 주장…웨이보서 공방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신경보(新京報)는 지난 13일 위안부 생존자 6명에 대해 보도하면서, 링 모 씨(89)와 장 모 씨(91) 등 2명이 이달 초 위안부 생존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신경보는 이 기사에서 링씨 외에 링씨의 사촌동생도 위안부였다며 신원을 공개했다.
이에 지난 18일 한 익명의 자원봉사자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링씨의 사촌 동생은 위안부였음을 인정하지 않았고 신경보와 인터뷰를 한 적도 없다며 잘못된 보도라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또 신경보 보도 가운데 링씨가 일본어를 할 줄 알고 사촌과 함께 3개월간 구금됐다는 등의 내용은 아예 지어낸 것이라고 이 자원봉사자는 주장했다.
중국위안부문제연구센터(RCCCW)는 18일 웨이보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 자원봉사자를 지지한다며, 신경보에 기사 내용을 조작한 데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신경보는 19일 웨이보를 통해 세부내용을 꾸미지 않았으며, 실명 보도를 허락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당사자나 그 가족으로부터 보도에 대한 항의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해당 기사를 작성한 리 모 기자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인사가 20일 웨이보를 통해 리 기자와 링씨 손자 간 통화녹음을 공개했다.
녹음에는 링씨 손자가 리 기자에게 링씨 및 링씨 사촌의 실명을 기사에 쓰는 데 대해 “문제없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하지만 링씨의 손자는 이후 웨이보를 통해 기자가 자신을 오도했다면서 자신이 할머니를 대신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RCCCW 연구원 쑤즈량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의지를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특히 성적으로 고통받은 분들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타임스는 웨이보에 문제를 제기한 자원봉사자가 링씨의 가족으로부터 신경보 보도에 항의해달라는 승인장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편지를 보여줄 수 있는지 묻는 말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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