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놀라운 결정은 그간 미국이 이행해온 ‘최대 압박’ 전략의 결과물일 수 있지만, 한국 정부의 민첩한 외교적 묘책들에 촉발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전·현직 미 관리들과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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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북한 김정은의 트럼프 방북 초청 등 면담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결정을 끌어낸 것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분위기라고 말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특사 방남을 포함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촉발된 외교적 공세를 언급하면서 트럼프의 결정을 끌어낸 것은 “지난 3주일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이 북한의 많은 도움으로 준비했다. 미국 정부 내, 허버트 맥매스터 등 강경파의 군사옵션, ‘코피 전술’ 등 잡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을 내민다면 그가 거부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알았다. 한국은 트럼프를 다루는 법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트럼프의 허영심과 스타가 되려는 열망에 호소함으로써 군사옵션을 요구하는 강경파들을 약화하고 트럼프에 외교적 해법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판단이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5개월 전만 해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180도 방향을 바꿔 김정은을 만나기로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었지만,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었고, 틸러슨 장관도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