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차례 찔릴 동안 행인들 방관” 뉴델리 노상 살인에 경악
수정 2016-09-21 16:14
입력 2016-09-21 16:14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뉴델리 북부 산트 나가르의 도로에서 길을 걷던 유치원 교사 카루나(22)에게 한 남성이 달려들어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주변 CCTV 영상에는 카루나가 무려 20여차례나 흉기에 찔리는 상황에서도 주변행인들은 대부분 범행을 막으려 하지 않고 발길을 재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이 벌어지는 순간 약 20명이 현장을 지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이 계속되자 남성 서너명이 범인에게 다가갔지만, 범인이 흉기를 들고 위협하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옆에 서 있을 뿐이었다.
범인이 현장에서 달아나려 한 뒤에야 주민들이 달려들어 그를 붙잡아 출동한 경찰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이 컴퓨터 강사로 일하는 수렌데르 싱(34)으로 1년 반 전 자신의 수업을 들은 카루나를 스토킹하다 카루나가 기혼자인 자신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피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 사건 영상이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널리 전파되자 많은 네티즌은 범죄를 방관하는 시민의식이 부끄럽다는 글을 올렸다.
‘지텐드라 샤르마’라는 네티즌은 “아무도 범인을 막으려 다가가지 않았다”면서 “부끄럽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타임스오브인디아와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주요 일간지들은 이 사건을 1면으로 보도하며 “사람들은 지켜보기만 했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더블다우너’라는 네티즌은 관련 기사에 “끔찍한 말이지만 흉기를 든 미치광이에게 스스로 찔릴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기에 행인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 댓글을 남겼다.
한편, 인도 범죄기록국(NCRB)에 따르면 지난해 뉴델리에서는 1천124건의 스토킹 범죄가 일어나 2014년 541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함께 범인에 대한 엄벌과 스토커 석방 이후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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