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첫 참정권’ 사우디 지방선거…女유권자 “뛸듯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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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12-12 21:35
입력 2015-12-1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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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에게 처음 참정권을 부여한 역사적인 지방선거 투표가 12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투표소를 찾아 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284개 지방의회 의원 3천159명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2천106명이 선출된다. 나머지 3분의 1은 중앙 정부에서 직접 임명한다.

지방의회는 사우디에서 국민이 직접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여성에게 참정권이 처음으로 주어지긴 했지만, 남녀는 구별된 장소에서 투표를 해야한다. 전국 1천263개 투표소 중 424곳이 여성 전용으로 운용된다.

이날 오후 생애 처음 투표를 하고 나온 사우디 여성 노우라(25) 씨는 “참정권을 갖게 돼 너무 자랑스럽고 여성 후보가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뛸 듯이 기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부 나시미(40) 씨는 “여성 유권자는 남자 보호자가 차를 태워줘야 투표를 할 수 있어 많은 제약이 있다”면서도 “처음 투표를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처음 선거에 나선 여성 후보들도 선거운동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선거는 남녀 후보 모두 선거 벽보나 유인물에 얼굴 사진을 쓸 수 없는 ‘얼굴 없는 선거’로 치러졌다. TV 광고나 모스크 같은 공중시설 내 운동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후보들은 남성 유권자가 참가하는 대면 유세를 하지 못했다. 남성 후보보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사회문화적·경제적 배경이 약하다는 약점도 안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여러 면에서 여성에 대한 제약이 있고 당선 가능성도 작지만, 여성의 참여 자체가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알사와리처럼 선거에 후보로 나선 여성은 전체 입후보자 6천917명 가운데 14.2%인 979명이다.

유권자로 등록한 여성은 13만6천명으로 남성 등록 유권자 135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여성 유권자 수는 사우디의 만 18세 이상 여성의 2%, 전체 유권자의 8.7%에 불과하다.

사우디에서 입후보뿐 아니라 투표권을 여성에게 준 것은 1932년 건국 이후 이번 선거가 처음이다.

사우디에서는 오랫동안 여성 참정권 요구가 묵살됐다.

그러나 ‘아랍의 봄’으로 분출한 민주화 요구의 영향으로 2011년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2015년의 지방선거부터 여성의 선거·피선거권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데아 알카흐타니 지방선거관리위원장은 12일 오전 열린 기자회겨에서 “여성 후보가 상당히 많이 당선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선거로 여성의 권리가 남성과 평등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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