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24명이 한국어로 인사말 전하는 미국학교>
수정 2014-12-05 07:20
입력 2014-12-05 00:00
“한국 역동성에 반해 한글 배워요”…2016년 ‘30일간 한국여행’이 학생들의 꿈
미국 뉴욕 인근에 위치한 ‘위스퍼링파인스스쿨’은 초·중·고교생 124명으로 짜인 소규모 사립학교다.
4일(현지시간) 교육부 산하 뉴욕한국교육원 박희동 원장 일행이 이 학교 문을 들어서자 강당에 모여 있던 전교생 124명이 일제히 의자에서 일어나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이 학교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 미국 동부지역 26개 학교 가운데 하나로, 교육부에서 ‘한국어 채택 지원금’ 명목으로 연간 1만3천 달러(1천450만 원)을 후원하는 곳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학교에 한국사람이라고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인 교사 단 한 명뿐이라는 점이다.
박 원장이 학교 측에 지원금을 전달하자 이를 바라보던 학생들은 일제히 한국말로 “나는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훌륭한 어른이 되겠습니다”라고 화답하며 정중한 예의를 갖춰 목례까지 했다.
이 학교가 스페인어와 함께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이제는 미국사회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은 ‘한류’의 힘이 커 보였다.
2년전 학교위원회측과의 협의를 거쳐 한국어를 선택하게 됐다고 소개한 실리-앤 로런신 교장은 “제2외국어 교육은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준다”면서 역동적인 한국의 이미지가 한국어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어와 일본어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언어를 제2외국어로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한국은 교육열이 높은 나라이고 훌륭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라는 점이 참작됐다”면서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통해 성취감을 심어주고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서…”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이 학교 학생 대부분이 남미 등지에서 이주해온 이민자 가족 출신이라는 특성 덕분에 “외부 세계와 문화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 없는 것도 한국어 교육이 안착하게 된 계기”라고 그는 평가했다.
한 주일에 두 차례 이뤄지는 한국어 수업은 기독교 학교라는 특성을 고려해 한국어로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컴퓨터 교보재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살펴 “여기가 어디에요”, “학교는 어디에 있지요” 등의 한국말을 가르친다.
2년 전부터 이 학교에서 자원봉사 형식 한국어를 가르치다 정식 교사가 된 한국인 크리스 리(한국명 이용근·30)씨는 “학생들이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의 음악 등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여학생 오브리얼 허드슨은 “평소 한국 문화를 좋아했는데 한국어를 배우게 돼 아주 기쁘다”면서 “다만 발음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2016년 한 달간으로 예정된 ‘한국방문 행사’가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는 지역 사회와 한국 정부 등으로부터의 지원을 받아 2016년께 초·중·고교생 수학여행치고는 꽤 긴 ‘한 달간의 한국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로런신 교장은 “언어 습득 능력이 뛰어난 어린 학생들에게 한 달간에 걸친 현지체험은 한국어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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