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뉴욕서 9·11추모식 엄수
수정 2013-09-12 14:39
입력 2013-09-12 00:00
철저한 유가족 중심…삼엄한 경비로 주변은 ‘진공지대’
“동생의 시신은 물론 유품 하나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매년 이곳에 올 수밖에 없습니다.”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옛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자리인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의 ‘그라운드 제로’ 지역에는 11일(현지시간) 이른 아침부터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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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911테러 발발 8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 여성이 WTC사진을 보고있다.
AP 연합뉴스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11일 국방부에서 열린 9·11 테러 12주년 추모행사에서 국가가 연주되자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11일 911 테러 공격 12 주기를 맞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추모 묵념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1일 국방부에서 열린 9·11 테러 12주년 추모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양키즈경기장에서 묵념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911테러 추모공원에서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메모리얼을 만지며 슬픔에 잠겨 있다.
AP 연합뉴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911테러 발발 8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국인 강준구 씨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미 뉴욕주)=신화/뉴시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911테러 발발 8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욕(미 뉴욕주)=신화/뉴시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911테러 발발 8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 여성이 희생된 아들의 사진을 들고 울고 있다.
【뉴욕(미 뉴욕주)=신화/뉴시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911테러 발발 8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 여성이 우의를 입고 꽃다발을 든 채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뉴욕(미 뉴욕주)=신화/뉴시스】 -
미국의 9.11테러 참사 12주년을 맞은 11일 펜실베니아 대학 학생들이 교정의 유명한 올드메인 잔디밭에 성조기를 심고 있다.
【AP/뉴시스】 -
12년 전 9·11 테러 당시 화재 진압을 위해 가장 먼저 출동했던 소방차가 10일 켄터키주 엘리자베스타운에서 같은 주 포트녹스에 있는 조지 패튼 박물관에 전시되기 위해 차량에 실려 이송되고있다.【AP/뉴시스】 -
어안렌즈로 촬영한 사진으로, 9일(현지시간) 9·11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트리뷰트 인 라이트’ 리허설 행사에서 하늘로 발사된 레이저 불빛이 미국 뉴욕의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뉴욕=AP/뉴시스】 -
9일(현지시간) 9·11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트리뷰트 인 라이트’ 리허설 행사로 두 갈래의 레이저 불빛이 미국 뉴욕 맨하튼의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뉴욕=AP/뉴시스】 -
9·11테러 12주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플라이트93국립기념지에서 한 여성이 희생자의 이름이 적혀 있는 벽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AP 연합뉴스
9·11 테러 12주년 추모식에 앞서 보안·경비 등을 이유로 경찰에 의해 관광객 등의 주변 출입이 완전히 차단됐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 지역의 오피스 빌딩 출입구마다 경찰이 배치돼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고 소지품까지 검색, 출근길 직장인들이 입구에 길게 늘어선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말로 임기가 끝나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재임 기간 마지막으로 열리는 추모 행사임을 고려, 뉴욕 경찰은 여느 해보다 주변 통제를 강화했다.
그래선인지 기념식이 열리는 그라운드 제로에는 테러 희생자의 유족 이외에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고 주변 지역은 ‘진공 지대’를 방불케 했다.
12년전 34살난 남동생을 잃었다는 캐런 힌슨은 추모식장으로 향하며 “시간이 계속 흐르더라도 해마다 이맘때면 (동생을 추모하기 위해) 이곳에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센터가 붕괴된 이후 수색작업에도 동생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그래서 더욱 이곳에 올 수밖에 없다”고 울먹였다.
이탈리아에서 뉴욕 여행을 왔다는 안토니오(37)는 “때마침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리는 추모식을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일부러 나왔는데 경찰의 통제로 행사를 전혀 볼 수 없어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추모식은 과거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앞다퉈 찾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철저히 유족 중심으로 열렸다.
그래서인지 그라운드 제로에 몰린 인파도 예년보다 훨씬 적었다.
2010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추모식에 참석했고, 10주년인 2011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다. 지난해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참석했다.
올해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9·11 테러가 일어난 시각에 맞춰 백악관 앞마당에 나와 유족들을 추모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추모식의 또다른 점은 지난해 리비아 벵가지에서 테러로 목숨을 잃은 크리스 스티븐스 대사 등 미국인 4명의 추모를 겸해 열렸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시리아 사태 등 중동의 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스티븐스 대사를 기렸다.
인터넷 매체 ‘글로벌포스트’는 평화봉사단 출신으로 미국의 중동외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스티븐스 대사를 기리는 특집 기사를 싣기도 했다.
적은 인파에도 올해 추모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4천만달러라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9·11 테러 추모 기념센터’가 올해 착공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시작된 추모행사는 예년처럼 테러로 사망한 2천983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테러에 사용된 민간 항공기가 무역센터에 부딪힌 순간, 무역센터가 붕괴한 때 등 9·11 테러 당시 있었던 6차례의 중요 순간에는 잠시 호명없이 침묵이 이어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추모 오토바이 행진’을 벌여 이목을 끌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가수 빌리 조엘, 9·11 테러 당시 소방관의 절반가량을 잃은 뉴욕 구조소방단 단원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무역센터 인근을 한바퀴 돌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그라운드 제로 주변에 삼삼오오 모인 아일랜드인들은 9·11 테러 당시 사망한 소방관 343명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아일랜드계를 기리며 백파이프 연주를 하기도 했다.
이번 주부터 가을학기 개학을 한 그라운드 제로 인근의 공립학교 학생들도 부모들과 함께 추모행사장 주변에 나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라운드 제로 지역이 뉴욕의 대표적 상업지구인 월가와 멀지 않아서인지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경찰 통제구역을 피해 서둘러 출근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라운드 제로 지역 외에도 뉴욕 맨해튼과 가까운 뉴저지주의 저지시티, 스태튼아일랜드, 호보켄 등 상당수 주민이 테러로 희생된 지역에서는 지역 단위로 소규모 추모행사를 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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