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내년부터 동성 결혼 허용 법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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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12-12 11:23
입력 2012-12-12 00:00

반발 감안…성공회, 동성 결혼식 주최는 금지

영국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만, 영국 국교인 성공회와 웨일스 성공회가 동성커플의 결혼식을 주최하는 것은 금지하기로 했다.

마리아 밀러 문화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연인이 서로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고 싶다면 국가가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밀러 장관은 그러나 영국 성공회와 웨일스 성공회가 동성결혼에 강하게 반대하는 만큼 이들 교회가 동성커플을 결혼시키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을 법에 명확하게 기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성공회 고위 성직자들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기위해 장관들을 상대로 물밑 로비를 해왔으며, 이런 노력이 반영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법안에 따르면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다른 종교단체들이 동성 결혼식을 제공하는 것이 허용된다.

그러나 성공회가 동성 결혼식을 허용하려면 교회법과 주법을 모두 개정해야 하며,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종교단체나 장관들도 차별을 이유로 소송을 당하지 않도록 명시했다.

밀러 장관은 “종교단체가 강제로 동성 결혼식을 올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법률적으로 이성간 결혼만 허용해왔다. 그러다 2005년부터 동성커플에게 결혼은 아니지만, 부부와 똑같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입양권과 상속권 등을 부여하는 ‘시민결합’(civil partnership)’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동성애 단체들은 이성애자와 완전한 평등을 요구해왔다.

2009년부터 예배당에서 동성 결혼식을 허용한 퀘이커교 등 일부 종교단체들은 정부의 방침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성공회 내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티모시 스티븐스 레스터 주교는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이며 교회나 국가보다도 먼저 생겼던 사회적 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반면, 리처드 해리스 전 옥스퍼드 주교는 “수많은 성공회 교도들이 정부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마련한 이 법안은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뿐만 아니라 자유민주당과 노동당의 대부분 의원도 이 법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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