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방송 “아옌데 前 대통령, 자살 아닌 타살”
수정 2011-06-01 09:56
입력 2011-06-01 00:00
칠레 관영방송 TVN은 지난 30일(현지시각) ‘스페셜 리포트’ 방송 프로그램에서 300쪽 분량의 군사 기밀문건 내용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 소문으로만 나돌던 타살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그동안은 아옌데 전 대통령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주도로 군사 쿠데타가 진행 중이던 지난 1973년 9월11일 대통령궁에서 소총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피노체트 군사정권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시신 공개를 유족들에게조차 거부하는 등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김에 따라, 최근 칠레 당국이 진상조사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현지 법의학자들은 문건을 검토한 결과 아옌데 전 대통령이 모두 두 차례의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괴한이 일단 소구경 권총으로 아옌데 전 대통령의 얼굴에 총격을 가해 암살한 뒤, 다시 한 번 AK-47 소총으로 정수리 부근을 쐈을 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법의학자 루이스 라바날 역시 아옌데 전 대통령의 ‘자살’ 현장 사진들을 검토한 결과 그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총알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정수리에서 턱 방향으로 관통하면서 그의 코와 입천장, 혀가 모두 손상됐는데 사진을 보면 그의 상의와 목 부근에 핏자국이 없다는 것.
라바날은 누군가가 아옌데 전 대통령을 총살하고 나서 살해 현장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밖에 방송은 아옌데 전 대통령이 죽던 날 총성이 들린 뒤 대통령궁의 옆문으로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뛰어나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도 있다고 보도하며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지난 23일 칠레 법의학 당국 조사팀은 법원 결정에 따라 산티아고 소재 묘지에 묻힌 아옌데 전 대통령의 시신을 발굴,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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