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속에서 시체처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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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기자
수정 2007-12-03 00:00
입력 2007-12-03 00:00

반군에 피랍 前 콜롬비아 대선후보 편지공개

“정글 속에서 지칠 대로 지쳐 시체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2002년 콜롬비아 대선에 출마했다가 좌익 반군인 무장혁명군(FARC)에 납치됐던 전 콜롬비아 대선 후보 잉그리드 베탕쿠르(47·여)의 비참한 인질 생활을 담은 편지와 동영상이 공개됐다.

2일 AFP, 르몽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편지는 콜롬비아 정부군이 최근 FARC로 추정되는 반군 3명을 체포하면서 비디오 테이프 5개와 함께 압수한 것이다.

베탕쿠르는 편지에서 “육체적으로 쇠약해졌고 식욕을 잃은 지도 오래됐다. 머리숱도 무더기로 빠지고 있다.”면서 “이곳 정글에선 모든 요구가 묵살돼서 무언가 해보려는 의욕이 다 사라졌다.”고 썼다. 그녀는 성경책이 소지하고 있는 유일한 사치품이라면서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요구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허사였다.”고 토로했다.

비디오 화면에서 그녀는 손이 쇠사슬로 묶인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초점 없는 시선으로 땅바닥을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녀의 생존이 확인된 것은 2003년 FARC의 지시로 비디오 성명이 발표된 이후 처음이다.0년째 정부와 대치 중인 FARC는 베탕쿠르를 포함한 인질 40명의 석방조건으로 정부측에 비무장지대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07-12-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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