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성애자 총리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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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수정 2006-09-25 00:00
입력 2006-09-25 00:00
재선에 성공한 그는 어린이나 부인의 볼에 입맞춤하는 여느 정치인과 달리, 잘 생긴 남성 한명을 연단으로 불러올려 꼬옥 껴안았다.2001년 시장에 도전할 때 그가 내뱉은 말 “나 동성애자야. 그럼 됐지.”는 베를린시가 관용의 도시가 됐음을 함축하는 하나의 구호가 됐다. 클라우스 보베라이트(52) 독일 베를린 시장이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 총리에 오를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4일 보도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해 물러난 뒤 당 자체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사민당(SPD)이 다음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맞붙을 강력한 인물로 보베라이트 시장을 낙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인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시민의 60%가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민당(CDU)의 프라이트베르트 플루거가 20%를 겨우 넘은 것을 비교할 때 압도적인 우위다.

첫번째 임기에도 그렇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 재정적자를 600억유로까지 끌어올린 주택 보조와 공공부문 임금을 과감히 삭감한 결과였다. 실업률도 17% 이하로 끌어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가 베를린을 역동적인 도시, 문화의 도시로 변모시켰다고 믿고 있다고 일간 슈피겔은 짚었다. 베를린에서 영화를 찍도록 해외 제작자들을 초청했고 예술가, 패션디자이너, 작가, 고급 전시회 등을 유치해 관광산업을 일으키도록 도왔다.

30세 나이에 최연소 시의원에 당선된 그는 1999년 12월 시의회 안에 옛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PDS 의원들과 클럽을 결성, 정책 연합을 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민당 베를린 지구당의 고위 당직자 미카엘 뮐러는 “그는 어떤 전국적인 직위에도 이상적인 후보”라고 말했다. 보베라이트 시장 역시 총리직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 공격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독일 동성애자 연맹의 한 대변인도 “많은 이들은 동성애자가 정치 지도자로 나서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성애자보다 동성애자가 총리 후보로 뽑히기는 훨씬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내년에 SPD의 총리 후보 자리를 놓고 쿠르트 벡 당수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6-09-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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