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병원 안락사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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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수정 2005-12-19 00:00
입력 2005-12-19 00:00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이 내년부터 죽음을 원하는 말기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기로 했다고 BBC가 18일 보도했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는 위법이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모든 스위스의 병원이 환자들의 안락사를 거부했다. 스위스에서 최초로 안락사를 실시하기로 한 로잔 병원은 3년간의 심사숙고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937년 제정된 스위스 법에 따르면, 적극적인 안락사는 위법이지만 의사가 죽음의 고통에 있는 환자에게 환자 본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치사 약물을 주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이러한 안락사도 환자가 불치병을 앓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로잔 대학병원은 내년부터 환자들이 정신적으로 정상적이고, 너무 아파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죽기를 원하는 확고한 의사를 밝힐 경우를 전제로 안락사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안락사가 불법인 영국이나 독일의 노부부들이 스위스로 ‘자살관광’을 떠나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988년 설립된 스위스 취리히의 자발적인 안락사 지원단체 ‘디그니타스’는 올해까지 450명 이상의 안락사를 도왔으며, 이중 3분의 2가 외국인이었다. 디그니타스는 지난 9월 독일 하노버에 지사까지 설립해 논란을 일으켰다. 디그니타스의 회원이 되려면 입회비 76유로와 연간회비 최소 38유로 이상을 내야하는데,50개국 이상 4800여명의 회원이 안락사 시술을 기다리고 있다. 안락사에는 1110유로(약 138만원)가 든다.

스위스의 안락사 지원 단체 4곳 가운데 디그니타스는 유일하게 외국인에게도 시술을 해줘 그동안 ‘죽음수출’‘자살장사’라는 비난을 샀다.

이번에는 병원까지 안락사를 돕겠다고 나서 스위스가 전세계 ‘자살산업의 전진기지’로 나선다는 비난이 일 조짐이다.

세계적으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국가는 스위스 외에도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오리건주가 유일하게 1997년 안락사 허용법을 제정했으나, 현재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에 위헌을 제기한 상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5-12-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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