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임기중엔 개헌 않겠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정권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진 반면,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쓸쓸히 퇴장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 고이즈미’에 대한 시선도 뜨거워지고 있다.
●차기 주자 적극적으로 기용한다
고이즈미 총리가 압승을 거둔 직후 12일 오후 자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포스트 고이즈미’에 대해 얄궂게 질문을 퍼부어댔다고이즈미 총리는 “나 다음에 의욕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각료나 당 주요 간부 등을 통해) 활약할 장을 적극 마련해 주겠다.”면서도 자격 요건과 관련해서는 “고이즈미 개혁을 전진시킬 정열을 가진 인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임기 연장론에 대해서는 “내년 9월 임기종료 이후에는 (자민당)총재를 안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 다음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아울러 우정민영화와 함께 연금개혁, 소득세 증세 등 각종 개혁조치들도 중단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모리파 최대파벌 부상
종전 파벌 중심의 정치가 상당부분 희석됐지만, 그렇더라도 중의원 선거의 자민당 당선자를 파벌별로 분석해 보면 고이즈미 총리의 출신 파벌인 모리파가 해산시 51명에서 53명으로 2명이 늘었다. 중의원·참의원을 합하면 79명으로 당내 최대파벌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이른바 ‘자객 소동’ 등에서 무파벌이나 파벌 미정의 당선자가 93명이고, 이중 신인도 71명이나 된다. 이들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가 출마를 설득한 경우가 많아,‘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로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 간사장대리가 속한 모리파가 한층 더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해산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었던 옛 하시모토파는 50명에서 35명으로 줄어 중·참 양원을 합하면 70명으로 제2의 파벌로 전락했다. 이밖에도 가메이 시즈카 전 정조회장이 탈당, 신당으로 간 가메이파는 우정민영화 파동의 최대 피해를 입어 사실상 분열상태에 빠졌고,3위 파벌은 호리우치파가 유지할 전망이다. 앞으로 무파벌 당선자를 상대로 한 영입작업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헌론 급물살?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중의원에서 헌법개정 발의선(3분의2)을 웃도는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개헌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벽이 많다. 우선 참의원에서는 연립여당을 합해도 3분의2가 되지 않는다. 특히 공명당이 개헌에 부정적이다.
자민당은 정권 공약대로 창당 50주년인 11월15일 개헌안 초안을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공론화의 시동을 걸 전망이다. 핵심적인 내용은 평화헌법을 이루는 핵심인 9조를 고쳐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고이즈미 총리는 압승 후 “개헌은 남은 임기 1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부담스러워했다. 따라서 차기 주자 선발과정이나 2007년 참의원선거에서 개헌론이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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