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헌법 국민투표 전격수용-블레어, 정치생명 건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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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22 00:00
입력 2004-04-22 00:00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0일 자신의 정치생명은 물론 유럽 대통합의 앞날까지 결정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도박에 나섰다.다음달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EU 헌법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야당인 보수당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상당수 유럽 국가들이 블레어 총리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EU 헌법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내년 10월을 전후해 실시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부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 때문이다. 5월1일부로 기존의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되는 EU의 헌법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25개 회원국 의회 모두가 이를 비준해야만 한다.

한 나라라도 비준을 거부하면 재협상을 벌여야만 한다.따라서 현재로선 부결 가능성이 큰 영국이 EU 헌법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확대재편되는 EU의 운영에 장애가 될 뿐이라는 게 EU 확대개편에 찬성하는 유럽 국가들의 생각이다.

이처럼 대륙 유럽국가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데 대해 블레어 총리는 EU 헌법 채택 여부는 영국이 대유럽의 중심부에 서느냐 아니면 변방에 머무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놓고 미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해 블레어 총리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것과 관련,이의 반전을 위해 블레어 총리가 새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는 지적도 흘려버릴 수만은 없다.

많은 관측통들이 블레어의 입장 변화를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도박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EU 헌법 채택을 둘러싼 국민투표가 부결된다고 블레어 총리가 꼭 사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잭 스트로 외무장관의 발언이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2004-04-22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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