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日 동네 책방 실험/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수정 2018-02-14 17:13
입력 2018-02-14 17:04
1년간(개관 312일 기준) 서점을 찾은 사람은 16만 7576명, 하루 537명꼴로 방문했다. 판매한 책은 총 9998권, 하루 32권꼴이었으며 총매출은 1480만엔이었다. 북센터가 애초 예상했던 숫자는 하루 방문객 300명, 책 판매 30권이었으니 출발은 좋다. 하지만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서점을 거점 삼아 독서 모임, 책을 테마로 한 토크쇼, 집필·출판 워크숍 등을 열면서 시의 문화공간으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135명의 ‘시민 작가’가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 문학, 인문사회과학, 예술 서적이 진열대의 주류를 이루는 점도 특색이다. 잘 팔리는 책으로 이익을 올려야 하는 일반 서점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차별화도 꾀한 것이다. 동네에서 생산한 수제 맥주, 와인도 책방에서 사서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재밌다.
1999년 2만 2296개의 서점이 있었던 일본이지만 2017년 통계로는 44%나 줄어든 1만 2526개가 됐다. 우리의 1559개와 비교하면 인구 비례로 따져도 여전히 많은 숫자인데 인터넷 영향으로 책에서 멀어지는 경향은 여느 나라와 다르지 않다. 서울 마포구가 책거리를 운영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지자체가 서점 운영에 직접 나섰다는 얘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공공서비스 개념의 확장을 동네 책방으로 시도해 볼 때가 왔다. 한국 지자체의 견학을 환영한다는 하치노헤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18-02-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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