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알파고와 미래사회/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수정 2016-03-14 00:26
입력 2016-03-13 18:18
이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지켜본 사람들의 관전평은 크게 세 가지다. 바둑에서마저도 컴퓨터에 정복당했다는 충격이다. 또 하나는 인공지능이 이렇게 발전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자책과 반성이다. 그리고 미래 AI 시대가 가져올 막연한 두려움과 부작용을 염려하는 의견이다.
이 9단과의 바둑 대결을 관전하면서 느낀 것은 알파고는 감정이 없는 기계일 뿐이라는 점이다. 아직은 인간의 맛을 찾아볼 수가 없다. 중용은 희로애락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중(中)이라 하며, 이를 천하의 근본이라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화(和)라고 하는 인간이 가지는 아름다움,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세계와 조화를 이루었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아름다움이 없다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이 될 수 있다. 컴퓨터에 인문학을 접목한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HCI) 이라는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상상의 동물인 인간은 앞으로 AI 진화의 끝을 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끝이 인간과 AI의 아름다운 동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3-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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