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급훈 만들기/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수정 2016-03-01 23:55
입력 2016-03-01 22:46
요즘 학생들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성실’ ‘정직’ ‘노력’ ‘실천’만 한 급훈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우리가 성실(誠實)이라는 단어 하나만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성실함에 있다. 기업을 크게 일군 사람은 물론이고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운동선수, 가수, 영화배우 등 성공한 사람치고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정직한 사람은 성실할 수밖에 없고, 성실해야만 정직할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스스로 N포세대라 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실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간다고 뽐내지만 조랑말도 열흘이면 너끈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의 의미도 나이 들어 깨닫게 된 게 아쉽다. 그때는 알아듣지 못했겠지만 담임선생님이 좀 더 깊이 있는 설명을 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미련도 남는다.
얼마 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급훈을 정할 때 선생님이 단독으로 정하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은 2%밖에 안 된다고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었으면 하는 것은 24%,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만들면 좋겠다는 응답자는 61%나 됐다. 아무래도 좋다는 대답은 13%였다. 그러나 교육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생님이 급훈을 정한다는 응답이 초중고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60% 이상이나 됐다.
새 학년을 맞아 선생님과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급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3-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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