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수명/황성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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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수정 2023-05-29 23:58
입력 2023-05-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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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시원찮아 애프터서비스를 불렀던 게 1년 전이다. 수리 기사 얘기가 냉동고의 촘촘한 물건 배치가 냉기의 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냉장고 뒷면에도 먼지가 꽤 쌓였다. 먼지를 털어내고 물건의 배치를 달리했더니 1년을 썼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순간이 왔다. 수리해서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는 터, 수리비라도 아낄 요량으로 아쉽지만 7년 반 된 냉장고와 작별하고 새 냉장고를 들였다.

설치 기사의 말로는 요새 냉장고의 권장 사용기간은 7~10년이란다. 예전엔 10년, 20년은 큰 문제 없이 쓴 것 같았다고 하자 별 대꾸는 없다. 같이 산 세탁기는 2년 전 수리를 했는데, 요새 세탁기 수명은 5년이라고 했다. 모두 굴지의 세계적 기업이 만든 국산 제품이다. 반면 중소기업 제품인 주스 압착기는 12년이 됐는데도 손때만 탔을 뿐 여전히 훌륭하게 주스를 매일 짜 준다.



의학이 발달해 인간의 수명은 느는데, 기술의 진화에도 전자제품의 수명은 왜 줄어드는지 모르겠다.

황성기 논설위원
2023-05-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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