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TMI/김균미 대기자
김균미 기자
수정 2020-11-20 02:27
입력 2020-11-19 20:42
상대방은 관심도 없는데 제3자나 자신과 관련해 너무 많은 정보나 사소한 것까지 얘기할 때 그만하라는 의미에서 “TMI”라고 말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딸에게 몇 번 들어 봤다. 뭐 그런 것까지 묻느냐고, 어떤 때는 왜 그런 것까지 말하느냐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고, 결례라고. 그 말을 듣고 나니 나름 관심의 표현이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선의에서 한 말들인데 상대방이 잔소리나 잘난 체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 어느 정도가 적정한 수준일까. 사생활을 침해하지도 않고 무관심한 것도 아닌 그 적정선. 참 어렵다. 필요한 말만 하며 살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가. 불필요한 말을 줄이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들으려는 사람은 없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만 넘친다.
2020-11-2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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