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전라도식 콩국수/박록삼 논설위원
박록삼 기자
수정 2020-07-22 03:25
입력 2020-07-21 20:34
30년 전 서울에 와 어느 날 식당에서 콩국수를 먹으며 깜짝 놀랐다. 콩국수를 파는 식당에 설탕 종지가 없었고, 설탕을 달라고 하니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 식당 아줌마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콩국수와 설탕은 전라도 바깥에 없는 음식궁합이었던 게다.
예전만 못하지만 요즘도 영양 보충 핑계로 보양식을 찾곤 한다. 애꿎은 닭이며, 오리며, 장어며 하는 것들이 사람들 복 추렴하는 일에 제 몸을 기꺼이 내준다. 괜히 두루 모여 술병만 나뒹굴게 하지만 말이다. 중복에는 모처럼 설탕 듬뿍 넣어 콩국수를 먹어야겠다.
youngtan@seoul.co.kr
2020-07-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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