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면허 반납/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수정 2019-02-20 00:49
입력 2019-02-19 17:30
속이 많이 상했어도 음력으로 새해를 며칠 앞둔 사고라 “사람 안 다쳤으니 천만다행이고, 연말 액땜한다 치자”고 다짐했다. 수리하는 데 돈은 들어가겠지만, 보험으로 처리하면 자기부담금만 내면 될 터라고 위로도 했다. 상한 속을 겨우 달랜 뒤 찾아온 다음 물결은 충격이었다. 똑같은 사고를 1년 전에도 낸 일이 있어서다. 그때도 후진주차를 하면서 기둥을 박고는 범퍼를 교체했다.
주차 정도는 후방 카메라가 없던 30~40대 때에는 단번에 성공했다. 지금은 원스톱 후진 주차의 성공률이 열에 한 번꼴이다. 목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후방 카메라와 백미러를 보며 넣었다 뺐다를 반복해야 겨우 주차를 한다. 90세 넘은 운전자가 사망사고를 냈다는 보도를 본다. 이러다가 곧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모르겠다.
marry04@seoul.co.kr
2019-02-20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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