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일일시호일/이종락 논설위원
이종락 기자
수정 2019-02-12 08:27
입력 2019-02-11 22:18
일일시호일은 중국 당송오대(唐宋五代)의 승려인 운문문언 스님의 가르침이다. 운문선사는 운문종(雲門宗)을 열어 중국과 일본의 임제선(臨濟禪)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말은 매일매일이 즐겁다는 게 아니라 현재 싫은 일 혹은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의미 있는 하루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과는 글자는 비슷하지만 뜻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일신우일신은 주체적으로 노력해 날이 갈수록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반면 일일시호일은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일희일비하지 말고 하루의 일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매 순간 살아가자는 교훈으로 여겨진다. 격렬한 이념대결로 매일 시끄러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일시호일은 달관의 경지를 가르치는 듯하다.
jrlee@seoul.co.kr
2019-02-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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