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95세 언니/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수정 2017-04-12 22:40
입력 2017-04-12 22:36
얼굴에 주름도 별로 없고 혈색도 아주 좋다. 60대 초반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아픈 데는 없으시냐니까 간간이 허리가 좀 아프단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오늘은 계모임에 다녀오는 길이란다. 서울에 사는 사촌들과 매월 한 차례 만나서 식사를 한다고 했다. 5만원씩 다달이 부은 곗돈 60만원을 오늘 탔다면서 좋아하신다. 식사값은 각자 1만원씩 거둬서 낸다고 했다.
계원은 10명으로 모두 할머니다. 막내는 73세, 왕언니는 95세다. 혈연으로 맺어진 끈끈한 사이라 세대 차이도 못 느낀다고 했다. 지난달 일본 여행도 다녀왔단다. 여행 계획은 제일 큰언니가 맡는단다. 선생님 출신이라 여행지, 비행기표 등을 꼼꼼하게 챙긴다고 했다. 95세 큰언니가 계모임이 끝나고 헤어질 때 하는 말이 있다. “애들아, 우리 100세까지 건강하자.”
최광숙 논설위원
2017-04-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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